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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84) 루카 복음(6) 우리의 양식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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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루카 11,3】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정신과 물질의 일용할 양식

요한 카시아누스는 ‘일용할 양식’을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첫째,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먹어야 하는 물질적인 양식. 둘째, 이제와 다가오는 세대에 영적 자양분으로 생명을 지탱시켜줄 종말론적인 양식.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마태 6,11). 다른 복음서 저자는 “날마다”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첫 번째 표현은 이 양식이 고상하고 가치있는 것으로서 그 광채와 성스러움이 다른 모든 피조물을 능가하는 양식임을 암시합니다.

“날마다”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복음서 저자는 우리가 이 양식 없이는 단 하루도 영적 삶을 유지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것을 그날 하루에 먹어야 한다는 사실도 보여 줍니다. 오늘도 그만큼 먹지 않으면, 어제 먹은 것으로는 충분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의 날마다 가난이 우리로 하여금 항상 이 기도를 하면서 살게 해 주기를 바랍니다. 우리 안에 있는 인격에 기운을 주기 위하여 이 양식을 먹지 않아도 될 그런 날은 하루도 없으니까요.

“날마다”는 또한 우리의 현세 생활에 관련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머물러 있는 동안 양식을 주소서”라는 말입니다. 언제고 그것을 받을 자격이 있는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날이 오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오늘은 그것을 우리에게 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이 생애 그것을 받지 못한 사람은 다음 생에서도 그것을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요한 카시아누스, 『담화집』, 9,21).

그리스도는 우리의 양식

주님의 기도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대한 기도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땅에 사는 우리에 대한 기도가 나옴으로써 기도의 순서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테르툴리아누스는 설명합니다. 그는 그리스도가 우리의 양식이고 생명이라고 말합니다. 양식을 위한 기도에서 우리는 우리의 빵이신 그리스도를 위하여 기도드립니다. 그리스도는 생명이요, 생명은 빵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라고 그분께서 말씀하시지 않았던가요?

하늘의 지혜는 절묘한 선택으로 이 기도의 순서를 조절했습니다. 하늘과 관련된 기도(하느님의 이름, 하느님의 뜻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에 관한 기도)가 있은 뒤에,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간청하는 기도가 이어집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오히려 너희는 그분의 나라를 찾아라. 그러면 이것들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루카 12,31). 우리는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를 영적인 의미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양식”이고 또 그리스도는 생명이시고 생명은 양식이니까요. “내가 생명의 빵이다”(요한 6,35)라고 그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하시기 직전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요한 6,33). 주님께서는 당신 몸이 빵 안에 존재한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이는 내 몸이다”(마태 26,26 마르 14,22 루카 22,1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일용할 양식을 청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히 살고 그분의 몸과 하나 되기를 청하는 것입니다(테르툴리아누스, 『기도론』, 6).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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