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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91) 루카 복음(13) 향유를 부은 여인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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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여자는 논쟁의 문을 부수었으며 잘난 체하는 바리사이 무리를 경멸했습니다. 열의에 찬 여자는 헐떡이고 땀을 쏟으며, 율법의 잔치가 벌어지는 커다란 안방으로 곧장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여인은 그리스도께서 달콤한 술잔과 사랑의 잔치 자리에서 넘겨지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 『설교집』, 95).

기름부음은 큰 사랑을 드러낸다

암브로시우스는 많이 용서받아서 많이 사랑하는 사람만이 죄 많은 여인이 그랬듯이, 예수님 발에 향유를 부어 바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발에 기름이라도 발라 드릴 수 있는 사람은 복된 사람입니다. 시몬은 아직 그분께 기름을 발라 드리지 않았는데, 여자는 향유를 발라 드리니 훨씬 복된 사람입니다. 다발로 묶인 많은 꽃송이에서 사방으로 갖가지 향내가 뿜어져 나옵니다. 교회 말고는 누구도 그런 향유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교회에는 서로 다른 향기를 품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꽃이 모여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몸소 죄인의 모습을 취하셨으니, 교회가 창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암브로시우스, 『루카 복음 해설』, 6,21).

주님의 가르침을 나타내는 상징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는 여인이 예수님께 보인 사랑의 행위는 주님의 가르침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말하면서 여러 가지 상징들을 설명합니다.

그 여자는 아직 말씀과의 친교에 들지 못했습니다. 아직 죄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여자는 자기에게 있는 가장 값진 물건인 향유로 주님께 경의를 표했습니다. 그런 다음 머리의 화관, 곧 머리카락으로 주님 발에 남아 있는 향유를 닦아 드렸습니다. 여자는 주님 앞에서 회개의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리하여 죄를 용서받았습니다. 이것은 주님의 가르침과 그분 고난의 상징입니다. 그분 발에 향기로운 기름을 부은 것은, 거룩한 가르침의 향기와 명성이 땅 끝까지 퍼지는 것을 암시합니다. “그들의 소리는 온 땅으로, 그들의 말은 누리 끝까지 퍼져나갔다”(시편 19,5 로마 10,18)고 쓰여 있습니다. 향유에 젖은 주님의 발은 바로 사도들입니다. 그 향유에서 나는 달콤한 냄새는 그들이 성령을 받음을 예시합니다. 주님의 발이라는 표상을, 복음을 전하고자 온 세상을 두루 다니는 사도들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입니다(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교육자』, 2,8).

향유를 부은 여인처럼, 믿음으로 예수님께 응답하는 교회

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는 여인의 행동은, 그녀가 예수님을 가장 사악한 죄인까지도 용서하러 오신 하느님의 예언자로 반김을 나타낸다고 설명합니다. 교회는 이 여인처럼 믿음으로 예수님께 응답합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장차 염소와 양을 갈라놓으실 심판자이시기 때문입니다.

여인은 선행을 하는 손으로 그분의 나라를 전하는 이들의 발을 잡고 있습니다. 여인은 그분께서 자기에게로 돌아오실 때까지, 사랑의 눈물로 그 발을 닦고, 찬양하는 입술로 입 맞추고, 자비의 향유를 통째로 붓습니다. 이는 그분께서 그 여자에게 돌아오시어, 유대 민족에게, 시몬에게, 바리사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리라는 뜻입니다. “내가 네 집에 들어왔을 때 너는 나에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다.” 그분께서 언제 이런 말씀을 하실까요? 장차 당신 아버지의 위엄을 입고 오시어 염소와 양을 갈라놓는 목자처럼 불의한 자들과 의로운 이들을 가르실 때입니다 (계속) (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 『설교집』, 95).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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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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