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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92) 루카복음 ⑭ 교회를 상징하는 여인의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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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이지 않았다”(마태 25,42). 이 말씀은 다음 말씀과 짝을 이룹니다. “그러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아 주었다.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을 맞추었다.” 이 여자는 그대가 ‘머리’에 해 드리지 않은 일을 발에 해 드렸습니다. 그대가 그대를 지으신 분께 해 드리지 않은 일을 이 여자는 지극히 비천한 이들한테까지 해 주었습니다. 그런즉 그분께서는 교회에게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네가 많이 사랑했으므로 너의 많은 죄가 용서를 받았다’(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 『설교집』, 95).

【성경본문 : 루카 7, 39-40】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가 …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 하고 속으로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몬아, 너에게 할 말이 있다.”

믿는 이는 바리사이가 아니라 여인이다

암브로시우스는, 죄 많은 여인은 예수님께서 예언자이심을 알아봤지만 바리사이는 알아보지 못했다 말하며 율법을 완성하는 복음에 대해 설명합니다. 여인은 믿는 사람이지만 바리사이는 믿는 이가 아닙니다.

그 집이 어땠나 보십시오. 바리사이의 집에서 죄 많은 여인이 영광을 입습니다. 율법과 예언의 집에서 바리사이가 아니라 교회가 의로움을 인정받습니다. 바리사이 시몬은 믿지 않았지만 여인은 믿었습니다. 그는 속으로 말했습니다.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라고. 유대아는 돌판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판에 새겨진 율법(2코린 3,3 참조)의 집입니다. 율법은 비밀한 죄가 깨끗해지는 신비를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율법에서 모자랐던 것이 복음에서 완전하게 채워집니다(암브로시우스, 『루카 복음 해설』, 6,23).

여인의 겸손

아우구스티누스는 여인이 죄를 용서 받은 것은 겸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 여자는 자기가 적게 용서받았다고 생각하여 조금 사랑하거나 “하느님에게서 오는 의로움을 알지 못한 채 자기의 의로움을 내세우려 힘을 쓰면서, 하느님의 의로움에 복종하지 않는”(로마 10,3) 일이 없을 것입니다. 시몬은 바로 도리에 어긋나는 함정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많이 사랑하여 많이 용서받은 여인이 그보다 위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 여자는 이제, 자기가 저지를 때부터 하느님께서 기억하고 계신 모든 죄가 없던 일로 간주되리라는 사실을 더욱 확실하게 믿을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거룩한 동정』, 41).

더러운 입술이 예수님 발에 입 맞추고 거룩해지다

시리아인 에프렘은 바리사이 시몬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창피를 당했다고 설명합니다. 여인의 입술은 예수님 발에 입을 맞춤으로써 거룩하게 되었고 여인은 죄를 용서받았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평범한 것들로 놀라운 일을 이루셨습니다. 그것은 이 기적을 비웃는 자들은 알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알게 하시려는 뜻이었습니다. 몰래 그분 옷자락을 만진 이가 치유를 받았다면, 공개된 자리에서 당신 말씀으로 기적을 이루시는 것쯤이야 능히 하실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계속) (시리아인 에프렘, 『우리 주님에 관한 설교』, 13-19).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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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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