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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95) 루카 복음(17) 비천한 이들을 어루만져야 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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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발을 씻겨 드리는 교회

교회는 그리스도의 발을 씻고, 머리카락으로 닦고, 기름을 바르고, 향유를 부어 드립니다. 교회는 상처 입은 이들을 돌보고 지친 이들을 어루만져줄 뿐만 아니라 은총의 달콤한 향유로 적셔 주기도 합니다. 교회는 이 은총을 부유하고 힘 있는 이들에게만 아니라 비천한 이들에게도 부어 줍니다. 교회는 모든 이를 똑같이 대합니다. 모든 이를 같은 품에 받아들이고, 똑같이 어루만져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한 번 돌아가셨고 한 번 묻히셨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은 날마다 당신의 발에 기름이 부어지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기름을 발라 드리는 그리스도의 발은 무엇입니까? 그분께서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하시는 이들이 바로 그분의 발입니다. 복음서의 여인은 그 발을 닦아 드린 것입니다. 비천한 이들이 죄를 용서받을 때, 잘못이 지워질 때, 용서가 주어질 때, 그 여자는 눈물로 그 발을 적십니다. 하느님 백성의 가장 작은 이까지도 사랑하는 사람은 그 발에 입을 맞춥니다. 연약한 이들이 온유하신 그분의 은혜를 느끼게 하는 사람은 이 발에 향유를 바르는 사람입니다. 주 예수님께서도 이런 순교자들과 사도들 안에서 당신께서 영광스럽게 되신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암브로시우스, 『서간집』, 62).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보는 여인과 사람으로 보는 바리사이

여자는 눈 깊숙이 감추어져 있던 눈물을 자신의 사랑을 통해 밖으로 드러냈고, 주님께서는 그 여자의 용기를 보시고 바리사이의 감추어진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셨습니다. … 우리 주님께서는 두 사람 가운데 자리하시고서 비유를 들려주셨습니다. 죄 많은 여자에게는 용기를 주고 바리사이는 그 설명을 통해 꾸짖으시려는 뜻이었습니다(시리아인 에프렘, 『타티아누스의 네 복음서 발췌 합본 주해』, 7,18).

【성경본문 : 루카 7,49-50】

그러자 식탁에 함께 앉아 있던 이들이 속으로, ‘저 사람이 누구이기에 죄까지 용서해 주는가?’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여인의 죄를 용서하심으로써 당신이 그 예언자임을 보여 주시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는 예수님께서는 당신 발에 기름을 부어 바른 여인의 죄를 용서하심으로써, 당신께서 마지막 예언자, 곧 종말론적 예언자임을 시몬에게 보여 주셨다고 설명합니다.

그분은 빚이 많은 자와 적은 자를 모두 용서하고, 작은 이와 큰 이에게 모두 자비를 베푸시고자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선의를 입지 않은 이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당신의 자비가 어떤 것인지 보여 주는 한편, 그에 대한 보증으로, 여인을 옥죄고 있는 많은 죄에서 그녀를 풀어 주셨습니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이런 말씀이야말로 참으로 하느님다운 말씀입니다! 이는 지극히 높은 권위에서 나오는 말씀입니다. 죄 지은 자는 벌을 받도록 율법이 정해 놓았거늘, 하느님께 임명받지 않고서야 누가 감히 율법을 넘어서는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분은 곧바로 여자를 자유롭게 해 주신 한편 바리사이와 함께 식탁에 앉았던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하느님이신 말씀께서는 단지 예언자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며, 비록 사람이 되셨지만 사람의 한계를 훨씬 넘어선 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40).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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