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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97) 루카 복음 (19)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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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에 대한 교부들의 설명을 살펴봅시다.


【성경본문 : 루카 16, 19-22】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그러다 그 가난한 이가 죽자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 곁으로 데려갔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자선을 베풀지 않은 부자

히에로니무스는, 부자가 탐욕을 부렸거나 재물을 빼앗거나 간음하지 않았는데도 비난 받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부자는 자기 집 대문 앞에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는 가난한 이에게 자선을 베풀지 않았다. 그것이 부자가 지은 죄다. 사실 부자는 매일매일 자기 집 대문을 드나들면서 라자로의 가엾은 처지를 잘 알고 있었다.

자주색 옷을 입은 그 부자는 탐욕을 부렸다거나 남의 재물을 빼앗았다거나 간음을 했다거나 다른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지금 비난 받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저지른 유일한 악은 교만입니다. 사람들 가운데 가장 사악한 자여, 그대 몸의 한 지체가 그대 집 대문 앞에 누워 있는 것을 보면서도 가엾은 마음이 일지 않소? 그대 눈에 하느님의 율법이 아무것도 아닌 듯이 보이더라도, 최소한 그대 자신의 처지를 가련히 여기고 두려워할 일이오. 그대 신세가 그 사람처럼 될 수 있기 때문이오. 그대가 낭비하고 있는 것을 그대의 지체한테 주시오. 그대 재산을 모두 버리라는 말이 아니오. 그대가 내버리는 것,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가난한 이들에게 주라는 말이오(히에로니무스, 『라자로와 부자에 관한 강해』).

라자로는 자신의 비참한 신세를 부자에게 보여 주어, 부자가 “나는 그를 보지 못했소. 구석에 박혀 있어서 눈에 띄지 않았소. 아무도 그가 거기 있다고 알려 주지 않았소”라고 하지 못하도록 부자의 집 대문 앞에 누워 있었습니다. 바로 문 앞에 있었던 겁니다. 그대는 대문을 들고날 때마다 그를 보았소. 그대가 하인과 손님들에 둘러싸여 시중받을 때, 라자로는 종기투성이 몸으로 그곳에 누워 있었다는 말이오(히에로니무스 『라자로와 부자에 관한 강해』).

개만도 못한 부자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는 개만도 못한 부자의 잔인한 태도를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아무 동정도 보살핌도 받지 못한 라자로는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기꺼이 주워 모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불치의 병이 그를 괴롭혔습니다. 네, 개들조차 그의 종기를 핥으며 그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가엾이 여겨 돌봐 주었다고 합니다. 짐승들은 아픈 데를 혀로 핥아서 고통을 가라앉히고 종기를 낫게 합니다. 그런데 부자는 개들보다 잔인했습니다. 라자로를 가엾이 여기지도 않고 무자비하게 굴었습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루카 복음 주해』 111).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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