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잠언에 대해 살펴보자. 대부분의 교부들은 잠언과 코헬렛, 아가의 저자를 솔로몬이라고 확신했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학자들과 달리 교부들은 작품의 저술 연대와 친저성, 배경, 문맥, 출처, 유형, 구조에 관한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탈무드에 나오는 전설에 따르면, 솔로몬은 원기 왕성한 젊은 시절에 아가를, 성숙한 중년에 잠언을, 회의주의에 접어든 노년에 코헬렛을 썼다고 한다. 오리게네스와 키루스의 테오도레투스는 잠언과 코헬렛과 아가를 연결지으면서, 이 세 작품은 도덕적 삶(윤리학 : 잠언)에서 자연적 삶(자연학 : 코헬렛)을 거쳐 신비적 또는 관상적 삶(형이상학: 아가)에 이르는 영성 생활의 세 단계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 이전에, 인간이 깨달을 수 있었던 인생의 더 깊은 의미에 관한 가장 뛰어난 지혜가 이 세 작품 안에 담겨 있다고 교부들은 생각했다. 교부들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경을 공부하고, 성경에 관해 글을 쓰는 가운데 성경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자신들에게 말씀하신다고 믿었다.

“이스라엘 임금 다윗의 아들 솔로몬의 잠언. 이 잠언은 지혜와 교훈을 터득하고 예지의 말씀을 이해하며 현철한 교훈과 정의와 공정과 정직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잠언 1,1-3).

잠언은 표지나 지도와 같다

교부들은 잠언이란 감추어진 뜻이 담겨 있는 수수께끼 같은 말로, 도덕적 가르침이나 권면 또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이야기할 때가 많다고 생각했다. 잠언은 물리적인 현상을 빌려 진리를 알기 쉽게 표현하는 말이다. 따라서 잠언은 표지판이나 도로 지도에 비유할 수 있다.

“잠언은 간접적으로 의미를 나타내는 은밀한 격언입니다”(오리게네스 『잠언 해설 단편』 1,1).

“전쟁을 겪어 보지 못한 이에게 전쟁은 즐거운 일이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같은 말이 잠언입니다. ‘잠언’이라는 이름은 길에 표지판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에서 유래합니다. 지금은 표시판이 있습니다. 로마인들은 그것을 ‘이정표’miliaria라고 부릅니다. 고대 백성은 여기저기 표지판을 세우고 여러 가지 정보와 질문을 새겨 넣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두 가지 목적을 이루었습니다. 여행자에게 구간 거리를 알려 주는 한편, 새겨 넣은 내용을 읽고 재빨리 이해한 이는 여행에서 지친 피로를 풀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길은 그리스어로 ‘오이모스’oimos라 하는데, 여기에서 ‘잠언’을 뜻하는 ‘파로이미아’paroimia라는 낱말이 유래했습니다”(알렉산드리아의 장님 디디무스 『잠언 주해 단편』 1,1).

“잠언은 삶의 여정에 두루 도움이 되는 권면의 말입니다. 잠언은 하느님께 나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기나긴 여정에 지쳤을 때, 그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안내와 표지 역할을 합니다. …”(히폴리투스 『잠언 단편』).

“잠언은 삶의 여정에 두루 도움이 되는 권면의 말입니다. 잠언은 하느님께 나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기나긴 여정에 지쳤을 때, 그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안내와 표지 역할을 합니다. …”(히폴리투스 『잠언 단편』).

“잠언은 물리적 현상을 빌어 진리를 알기 쉽게 표현하는 말입니다”(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 『잠언 발췌 주해』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