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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인터뷰 - 연구상 수상자 주원준 박사

한국 신학, 대중화·학문 심화 모두 이뤄야/ 구약성경 이해 돕는 고대 근동학/ 관련 국내 연구 활동은 매우 미흡/ 평신도 신학자로서 연구 매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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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연구상 수상자 주원준 박사

“교회 학문을 배운다고 해서 구원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신학은 이 세상에서 올바로 살아갈 방향타가 됩니다. 신앙생활을 돌아보게 하고 나 자신을 재발견하도록 도와주지요.”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 수상자 주원준(토마스 아퀴나스·43·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박사는 신학은 하느님의 섭리를 깨달아가는 과정으로서 의미를 더한다고 강조한다.

저서 「구약성경과 신들」을 통해 연구상을 받게 된 주 박사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독일어권에서 구약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구약학은 성경고고학과 성경신학, 구약신학학 등을 모두 아우르는 학문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전문가가 드문 분야로 꼽힌다. 특히 독일 유학 후 연구와 후학 양성 등을 병행하며, 주 박사는 고대 근동 종교에 대한 연구 활동과 자료가 한국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고대 근동학을 배움으로써 구약성경의 믿음과 영성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에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구약성경과 신들」은 이러한 현실을 메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펴낸 책이다.

아울러 주 박사는 성경과 관련해서도 대중화 노력 이상으로 원천문학을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성서언어학적인 면에서, 구약의 언어와 국어를 촘촘히 엮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주 박사는 구약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처음부터 학자가 될 뜻을 품고 공부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성장해 서강대학교를 다니며 평신도로서의 교양을 자연스럽게 쌓을 수 있었다고. 그렇게 조금씩 신학에 젖어들어 기쁨을 얻으며 전문가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하지만 현재 한국 가톨릭교회 신학이 맞닥뜨린 한계와 평신도 신학자로서 가지는 고뇌를 넘어서는 일은 녹록잖다.

“한국교회의 신학은 대중화와 학문의 심화 두 가지 길을 동시에 걸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선교지로서 신학의 발전 토대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고, 무엇보다 평신도 신학자들을 ‘낯설어’ 합니다.”

실제 한국의 평신도 신학자들과 성직자들의 현재 모습을 돌아보면, 활동 현장에서 직위가 현격히 차이나는 것도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주 박사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신학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평신도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회 또한 평신도들은 뒤에서 돕는 존재 혹은 한계를 지닌 이들이라는 선입견과 오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한계가 아닌 것을 한계 지우는 인식 자체가 걸림돌인 것이다.

“평신도 신학자라는 것은 자랑스럽고도 무거운 수식어입니다. 이번 연구상 수상 또한 양한모 선생님과 같은 선배 신학자들의 뒤를 잇는 길에서 이탈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여 더욱 성실히 학문적 연구에 임하겠습니다."



■ 주원준 박사는

주원준 박사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대학원을 거쳐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구약학(성서언어학)과 고대근동언어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8년부터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서강대 강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구약성경의 세 가지 탐욕 - 히브리어 본문의 문학적·언어학적 관찰과 해석’ 등을, 주요 역서로는 「마테오 리치 - 기억의 궁전」, 「우가릿어 문법」 등을 펴낸 바 있다.



■ 수상작 「구약성경과 신들」

다양한 표상들이 구약성경에 자리 잡은 과정을 이해하면, 이스라엘이 실현한 하느님 영성에 다가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구약성경 안에서 이스라엘이 드러낸 열린 영성, 소통의 영성을 강조한다.

고대 이스라엘은 약소국에 고유문화도 갖추질 못했지만, 막강한 힘을 가진 이웃 강대국들이 숭배하는 신들을 ‘신’이 아닌 야훼 하느님의 ‘피조물’로 정의했다.

탄탄한 야훼 신앙을 바탕으로 할 때만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저자는 특히 이스라엘은 이웃 종교들의 표상들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여, 그것을 도리어 하느님을 찬미하는데 활용하며 야훼 신앙을 확산시켜 나갔다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고대 근동학과 구약학의 관점에서, 구약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하늘, 달, 바람 등의 표상이 어떤 의미로 어떻게 사용됐는지, 고대 이스라엘 신학자들은 이를 어떻게 수용했는지 풀어냈다.

쉬운 풀이와 더불어 성경 구절과 주석 등도 함께 담아, 성경에 관심 있는 이들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책이다. 각 장은 독립적으로 구성돼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어도 무리가 없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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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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