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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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인터뷰- 공로상 이원순 교수

“수십년 교회사 인연, 교회 부름에 따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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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년을 넘게 교회사 연구에 몰두하며 교회 학문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한 이원순 교수는 후학들에게 “더욱 적극적인 소통과 심층적인 연구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저 조금 알고 있는 것, 교회에서 필요하다고 하니 부족하고 서툴지만 연구하고 가르치는 노력을 봉헌해 왔을 뿐입니다.”

가톨릭학술상 두 번째 공로상을 수상하게 된 원로학자의 자기 평가는 겸손하고도 냉정했다. 가톨릭학술상 수상도 ‘다만 후학들에게 격려가 되길 바란다’는 원의로 받아들였다.

이원순 명예교수(서울대·한국교회사연구소 상임고문교수)는 ‘한국교회사 연구자’이자, ‘연구기관의 조직자’, 교과서 집필을 통한 ‘가톨릭 전파자’, ‘성소 양성자’로서 교회 학문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이번 상을 수상하게 됐다.

그와 교회사와의 인연은 긴긴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60년을 훌쩍 넘은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소회와 연구 열매들이다.

‘조선서학사’ 집필은 이 교수 스스로를 천주교회사 연구로 이끈 저작이다. 그는 한국의 정신사적인 면에서 서학을 살피다 보니, 한국 천주교회사와는 자연스럽게 맞닥뜨렸다고 말한다. 특히 50여년 전 서울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서 발견된 뮈텔 주교의 자료들을 고(故) 최석우 몬시뇰과 함께 연구하면서, 교회사에 관한 그의 열정은 더욱 크게 피어났다. 당시 소신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이 교수는 퇴근만 하면 곧바로 온갖 교회문헌들에 파묻혔다.

그가 정리하고 밝혀낸 연구 성과들은 지금도 후학들이 필수적으로 공부하는 내용들이며, 한국교회가 교회사 연구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지속해나가는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역서학서나 교안, 뮈텔 주교 문서 등의 용어나 각종 교회사 관련 학술용어들도 그가 처음 정하고 사용한 것이 많다.

해외유학 후 교회사 연구 방안에 대해 고심하던 최 몬시뇰에게 교회사연구소 설립을 적극 권유한 이도 이 교수였다. 이 한국교회사연구소는 내년이면 설립 50주년을 맞이한다.

또한 이 교수는 한국 역사학계 연구자들과 교회사 연구자들의 활동을 연결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한국 역사교육연구회,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및 민족문화추진회(국립고전번역원의 전신)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역사학계와 역사교육계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초·중·고등 교과서에 천주교회사가 실린 것도 이 교수가 펼친 끈질긴 노력의 성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수는 “역사, 교회사 부문은 역사가 방대해 하면 할수록 안심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늘 재검토하고 검증하는 노력을 다방면으로 펼쳐 교회 자료를 더욱 탄탄히 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클 뿐”이라고 토로한다. “교회사 연구에만 집중하지 못한 시간들에 대해서도 죄송스런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나와 같은 2세대 연구자들은 국내 원전 자료와 각 선교회 소장 자료 등을 바탕으로 교회사의 새로운 체계를 세우고 살을 붙여왔다”며 “이제 제3세대 연구자들은 예전의 자료들 뿐 아니라 외국 선교회 등의 자료도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 세계적인 차원에서 한국사를 정리하고 바로잡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교회사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연구자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교회사 연구는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학제간 연구 및 다양한 분야에서의 소통을 통해 완성되어갈 수 있음을 기억하고, 더욱 적극적인 소통과 심층적인 연구에 힘써주길 바랍니다.”



■ 이원순 교수는

서울대 사범대 사회생활과 졸업 후 미국 피바디대에서 역사교육학을, 일본 츠쿠바대에서 역사학을 연구했다. 1949년부터 12년간 성신중고등학교 교사로 활동했으며 한양대 사학과 교수, 서울대 사범대 교수와 학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대 정년퇴임 직후부터는 재단법인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회장 겸 부설 국어연수원 원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었다.

특히 이 교수는 일반대학에서 뿐 아니라 신학대학과 가톨릭교리신학원에서도 수십년간 한국교회사 강의를 맡아 성직자 양성에 기여해왔다. 1964년 한국교회사연구소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비상임 연구위원과 상임고문교수로 활동 중이다.

「조선서학사 연구」 「한국성인의 천주신앙-남종삼 일가의 천주신앙」 「한국천주교회사연구」 「한국교회사의 산책」 등 다양한 교회사 관련 저서를 펴냈으며, 역사교육과 관련한 저서도 다수 남겼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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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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