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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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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상 심사평

동양사상에서 진리·영성 통찰

이 책은 저자 김승혜 수녀가 여성 수도자 신분으로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직을 27년간 수행하고 정년을 맞던 무렵 출간된 저서다.

저자는 이 기간 동안 여러 동아시아 종교들에 담긴 형이상학적인 통찰과 지혜의 의미를 심도 있게 천착해왔다. 같은 문화 풍토 속에서 생활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정신 지평과 영성의 풍요와 심화를 도모하기 위해 투신하는 길을 한결같이 걸어온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지난 2002년 출간된 「논어의 그리스도교적 이해」와 쌍벽을 이루는 역저다.

특히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서구사상의 전통에서만 바라보려고 하는 기존의 해석과는 달리, 이 책은 한국과 동아시아인들의 심성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사상의 하나인 ‘도덕경’을 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심도 있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가치가 높다.

‘칼럼’ 형식을 따라 노자의 전문가가 아니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체로 쓰였으며, 그가 4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도덕경에 관해 깊이 연구하고 묵상한 것이 녹아들어 있다.

저자는 동양 고전의 백미 노자의 ‘도덕경’에서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약자들이 비참하게 희생당하는 당대 사회와 생태계를 전반적 붕궤와 멸절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모성적인 통찰과 지혜가 담겨 있음을 간파한다.

본문 전 81장을 5장씩 나눠 각기 그 의미와 연관된 그리스도교의 진리 내지는 영성 통찰의 의미를 종교 전문가의 정확한 시각으로 읽어간다.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도를 닦아 성인의 길로 나서도록 설득력 있게 초대하고 있다.

평자는 이 책과 함께 저자가 그동안 남긴 수다한 연구 결실들이 한국교회의 학문 수준을 괄목할만하게 향상시키고 발전시킨 업적으로 길이 남을 것으로 보아 수상작이 될 요건을 두루 구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연구상 심사평

국내 첫 그리스도론 저술 의의

한국교회에서 출간된 ‘그리스도론’에 관한 서적들은 번역서가 대부분이었다. 그리스도론에 관한 서적들이 번역서가 주류를 이룬다는 사실은 아직까지도 한국교회가 우리 문화와 심성에 가까운 예수 그리스도를 가까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행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성서학이 발달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러한 때에 박준양 신부의 수상작은 매우 특별한 가치를 갖는다. 특히 번역서 일변도의 그리스도론을 넘어 한국가톨릭 신학계에서 최초로 그리스도론을 저술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리스도에 대한 토착화적인 관점이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에 대한 연구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박 신부는 그리스도론을 ‘역사의 예수’와 ‘신앙의 그리스도’로 나눠 조화롭게 집필했다. 곧 현대 신학의 대안과 균형을 이루는 연구를 보여준 것이다. 전반부(1~8장)에서는 복음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그리스도론의 기본적인 개념을 다양한 예를 들어 전달하고, 후반부(9~11장)에서는 전문적이고 이론적 관점에서 교의신학적 그리스도론의 흐름을 요약 정리한다.

구어체를 사용해 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독자들을 배려한 점도 눈에 띈다. 독자들이 이 책을 굳이 처음부터 세세하게 읽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목만 찾아서 읽으면 된다는 점도 독특한 특징이다.

박준양 신부의 저술은 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이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그리스도론을 모든 신자들에게 개방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고, 척박한 한국 신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도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 수상작으로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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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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