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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자 김어흥씨 소감 및 약력

다시 침 튀기는 내 안의 이야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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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꾼이 되고 싶었다. 누군가가 내 귀에 오롯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묵혀두긴 싫었다. 혹시 시인들에게 운명적으로 찾아온다는 시마(詩魔)가 이런 것이 아닐까? 우쭐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야기는 소설이 아니었다. 쓰는 것보다 읽는 것이 고통스러워졌다. 천재들의 우뚝한 필치(筆致)를 보며 내 주인공들 멱살을 잡아 팽개쳤다. 이야기꾼은 점점 험담을 즐기기 시작했다. 얼마 후, 더러워진 입마저 닫아버렸다. 더 이상 이야기는 없었다. 대신 묻혀버린 이야기를 파내서 시작했다. 다행히 이야기는 이미 이뤄진 유적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야기의 껍질을 깨도록 도와주신 박성원 선생님과 이도 형님, 그리고 철없는 모험에 힘을 실어준 친구들…. 특히, 끊임없이 한 발 앞서 지친 나를 끌어준 상협에게 감사한다. "축하한다"란 말보다 "겸손해라"는 말을 먼저 해주신, 제주 어머니 말씀도 잊지 않겠다. 무엇보다도 많은 실수에도 불구하고 내 지친 어깨를 두드려주신 심사위원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솔직히 당선통보를 받은 딱 하루만 기뻤다. 하지만 새로운 부담감이 나쁘지만은 않다. 내 안의 이야기꾼이 다시 침을 튀기며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으니까.
 
  김어흥

 ▨약력 ▲1974년 대구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 ▲전(前) 온게임넷 PD ▲2010년 NHN 게임문학상 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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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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