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무대 천천히 불이 밝아오면 (F.I)
<E> 성당 안에서 아이들 목소리로 시작성가 들린다. (대림성가 `예수님 어서 오세요` 어린이성가집 101번)
준호ㆍ민준 등장하면 소리 작아진다. 준호 뛰어 들어오고, 이어 민준 봉지에서 과자 꺼내 먹으며 따라 들어온다.
준호 : (뛰어 들어오다가 민준 보며 손짓하며) 민준아~ 뭐해! 빨리 와! 늦었어!
민준 : (허겁지겁 먹으며) 알았어. 알았어. 먹던 건 마저 먹고 들어가야 될 거 아냐!
준호 : (민준 팔을 잡아당기며) 어휴~! 벌써 시작성가잖아. 안 들려?
민준 : (봉지채로 들어 입안에 털어 넣으며) 알았어, 1초만! 1초만!
준호 : 너 지금 먹으면 성체 못 모시잖아!
민준 : (놀라며) 아! 맞다! (다시 뭔가 생각난 듯) 이히히~ 괜찮아! 어제 내 동생이랑 싸워서 어차피 난 성체 못 모셔! (능청스럽게) 고해성사부터 해야지! 안 그래? (털어 넣고)
준호 : (어이없다는 듯 허탈하게) 허! (과자봉지 든 팔을 세게 당긴다) 아무튼 빨리 들어가자구!
민준 : (팔 흔들려 얼굴에 과자 다 뒤집어쓰고 + 과자가루 잔뜩 묻어있는 우스꽝스런 모습) 켁켁켁! 켁켁켁!! (얼굴에 묻은 부스러기 털어내면서) 다 쏟았잖아! (떨어진 과자 보며) 아! 내 과자! 싸랑하올 과자님들을 내 안에 잘 모셨어야 하는데~!
준호 :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뭐어? 뭘 모신다구?
<E> 신부님 목소리 : 주님께서 사랑하는 어린이 여러분들과 함께!
아이들 목소리 : 또한 신부님과 함께!
준호 : (소리에 놀라며) 헉! (민준 보고) 야! 완전 지각이야! (준호 뛰어 들어가 버린다)
민준 : (가는 준호 보고 허겁지겁 옷 털며 빈 봉지 주머니에 넣으며 따라간다) 야! 같이 가!
비둘기들(반질이ㆍ새촘이ㆍ다롱이) 퍼드덕 날갯짓하며 들어온다.
반질이 : 우와~~~ 이게 웬 떡이냐!
새촘이 : 야! 떡이 아니라 과자야!
반질이 : 떡이든 과자든, 이런 건 무조건 땡큐지!
다롱이 : 맞아 맞아!
반질이ㆍ다롱이 급하게 먹으려고 하자 새촘이 잠깐 팔로 막고 저지한다.
새촘이 : 잠깐!
반질이ㆍ다롱이 과자를 먹으려다 멈춰 놀라 다롱이 쳐다보고
반질이ㆍ다롱이 : (놀라) 왜?
새촘이 : (잘난 척) 기도는 하고 먹어야 되지 않겠냐?
반질이ㆍ다롱이 : (그걸 꼭 해야 하냐는 듯) 기도?
새촘이 : 그래에~! 명색이 우리가 `찬미동 성당!`에 다니는 비둘기잖아! 최소한 성호는 긋고 먹어야지! (예쁜 척)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 잘 먹겠습니다~! (둘 쳐다보며) 어서 해!
반질이 : (성호 그으며) 성령과~ 성령과~ 뭐더라~? 아무튼 아~멘!
다롱이 : (손 모아 아멘 하듯 ) 미~투!!
반질이 : 이제 먹는다!
새촘이 : (못말리겠다는 듯) 맘대로 해!
반질이ㆍ다롱이 게걸스럽게 소리 내 쪼아 먹는다. (고개 숙여 부리로 쪼아 먹는 모습)
반질이ㆍ다롱이 : 음냐음냐 쩝쩝~.
새촘이 : (예쁜 척하며 먹는다) 냠~ 냠~.
이때 꺼멍이 날갯짓하며 들어와 과자부스러기를 먹으려 한다.
반질이 : (먹다가 돌아보며) 어? 넌 누구냐?
꺼멍이 : (놀라고 살짝 당황한 듯) 어? 난 (더듬으며) 꺼꺼, 꺼멍이야!
반질이 : 처음 보는 얼굴인데?
꺼멍이 : 어, 며칠 전에 이사왔어!
다롱이 : (새촘이에게 수군대며) 근데, 쟤는 무슨 새냐?
새촘이 : (수군대며) 까마귀 같은데? (못마땅한 듯) 깃털 좀 봐! 온통 쌔까맣잖아!
반질이 : (건들대며 대뜸) 야! 너 까마귀냐? 아님 참새냐?
꺼멍이 : 아냐, 나도 너희들이랑 똑같은 비둘기야!
새촘이 : (인상 쓰며 아닌 것 같다는 듯) 뭐어? 비둘기?
반질이 : 말도 안 돼! (관객석 쪽으로 나가며) 얘들아! 이런 쌔까만 비둘기 본 적 있냐? -->물어보면서 관객석 향해 몇 발자국 앞으로 나간다.
반질이 : (귀에 손대며) 뭐라고? (안 들리는 척 손 저으며 제자리로) 안 들려! 안 들려!
꺼멍이 : (속상해하며) 나 비둘기 맞다구~~!
반질이 : (잘난 척 날개 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