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서임 30주년 기념미사가 4일 서울 가톨릭대학교 신학교 성당
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와 김옥균 주교 가톨릭대 총장 최승룡 신부를
비롯한 사제단과 신학생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 추기경 주례로 봉헌됐다.
가톨릭대에서 마련한 이날 미사 강론에서 김 추기경은 “평생을 주님의 부
르심 속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비우는 노력이 쉽지 않다는 것을 최근 피정에
서도 느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비우려고 노력을 계속해야 한
다”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추기경이 입는 옷의 붉은 빛처럼 주님을 위해 피를 흘릴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그렇지 못했다”며 지난 30년 세월
을 돌이켜보았다.
이날 강론을 시작하면서 김 추기경은 “지난해 은퇴를 하면서 다른 이들에
게 공적으로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면서 미사를 마련한 가톨릭대학교와 이날 참석한 이들에게 고마움의 뜻을 밝혔
다.
미사 후 신학생들로부터 축하의 꽃다발과 초를 받은 김 추기경은 “47세에
당시 최연소 추기경으로 서임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교회의 수많은 순교성인
들과 또 당시 새롭게 성장해 나가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가졌던 위상으로 가
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하고 그를 추기경으로 서임시켰던 교황 요한 바오로 6
세의 한국 교회에 대한 남다른 애정에 대해서도 말했다.
미사후 김 추기경과 참석한 사제들은 신학교 성당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갖
고 만찬을 함께했다.【조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