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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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선종 이후 1년, 한국사회와 교회] 장기기증자 꾸준히 증가 나눔 실천 네트워크 구축

교회 안팎에 그리스도 정신 전파, 감사와 사랑 운동·나눔 재단·장학회 설립 등, 추기경 나눔정신 체계적·지속적 실천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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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3월 서울 명동본당 사목위원들이 교중미사 후 신자들에게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스티커를 신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1년 전,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은 우리 사회의 역사 전반을 새로 쓸 만큼 큰 반향과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9명이 존경하는 것으로 조사된 인물, 사회의 큰 어른을 떠나보낸 후 국민들은 한결같이 아쉬움과 공허함을 느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 빈자리는 김 추기경이 남긴 감사와 사랑의 마음으로 채워지고 있다.

생전에도 사회통합의 주춧돌이 되어왔던 김 추기경의 면모는 가치관의 혼란과 각계의 반목, 정의의 부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바를 제시한다. 특히 김 추기경 선종 이후 우리 사회에는 장기기증 열풍에서부터 생명존중의식과 나눔, 기부 문화 등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 내 변화 … 생명존중 의식 확산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우리 사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가장 큰 선물로는 생명존중 의식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장기기증자 증가폭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김 추기경이 각막을 기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기증 서약자 수가 예년과 비교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바 있다. 이후로도 서약자는 꾸준히 증가, 가톨릭신자뿐 아니라 타종교인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김 추기경의 모범을 따라 장기 기증을 희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김 추기경 선종을 계기로 불붙은 장기기증운동은 일부 유명인들의 기증 등 ‘반짝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높이 평가된다.

김 추기경의 선종은 안락사에 대한 경종을 울리며 ‘무의미한 연명 치료’에 대해 올바른 의식을 갖출 단초도 제공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의도적인 죽음을 초래하는 안락사와 같은 개념으로 ‘존엄사’라는 표현이 무분별하게 사용됐으며, 법제화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사회 일각에서 김 추기경이 행한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안락사로 호도하자 안락사와 존엄사의 폐해,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의 올바른 기준 등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지난 한해, 사회 각계에선 이른바 ‘김수환 추기경 신드롬’이라고 불릴 만큼 나눔과 기부활동이 활발히 펼쳐졌다. 김 추기경이 몸소 실천한 나눔과 겸손의 삶이 각종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지고, 마지막 유언이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고 전해진 후 맺은 열매였다.

지난해 ‘종교 유명인사의 사회적 영향 - 김수환 추기경이 각막 기증과 자원봉사 정신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영남대 배현석 교수는 “김 추기경이 남긴 마지막 말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와 각막 기증은 한국인들에게 숭고한 종교 지도자를 닮고 싶어하는 일체감 현상을 일으켜 장기기증과 자원봉사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배 교수는 “특히 김 추기경의 강한 신념과 행동은 단순히 사회적 유명 인사에게 호감이나 친밀감을 넘어 대중들의 일상에 영향을 끼칠 만큼 큰 인물”이라고 설명한다.

교회 내 변화 … 세상 속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에 박차

김 추기경 선종 이후 교회 안에서는 “교회의 높은 담을 헐어 사회 속에 교회를 심는” 노력이 새 물결을 타고 있다.

우선 서울대교구는 교회 안에서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의 발전과 긍정적인 가치관 함양에 도움을 줄 정신문화 캠페인의 하나로 ‘감사와 사랑 운동’을 펼치고 있다. 신자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또 실천하기 쉬운 생활지침 등을 제시, 참여의 폭을 넓힌 것이 이 운동의 특징이다. 특히 대내외적인 활동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생명운동본부 산하 ‘가톨릭 장기기증 전국 네트워크’와 서울대교구 ‘바보의 나눔 재단’ 설립이다.

교회는 김 추기경이 한결같이 실천한 나눔 정신을 보다 지속적으로 또한 폭넓게 구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선종 1주기인 2월 16일자로 네트워크와 재단을 공식 설립했다. 네트워크와 재단은 모두 종교를 넘어서 일반 대중들이 나눔 활동을 펼치는 데에 지속적인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모금과 나눔 전문 법인인 ‘바보의 나눔 재단’은 김 추기경의 사목표어인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를 설립 취지로 내세우며, 앞으로 전국적인 나눔 캠페인과 교육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서울대교구는 김 추기경 선종 1주기 기념 공식 사업으로 옹기장학회를 운영하며 가톨릭대 산하에 김 추기경의 신앙과 사상, 업적 등을 학문적으로 연구할 ‘김수환 추기경 연구소’(가칭)도 세울 예정이다. 옹기장학회는 북한과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 복음화를 위해 헌신할 평신도 선교사를 양성하는 장학회다.

이 밖에도 김 추기경 선종 이후 교회 내에서는 예비신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각 본당별 예비신자 수가 30~4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국제학술대회와 세미나 등 학계를 중심으로 김 추기경의 영성과 업적을 되짚어보는 장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교구 사무처장 안병철 신부는 “김 추기경님의 선종은 우리 사회 각계 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부터 화해와 일치를 이루고 긍정적인 가치관을 확산하는 촉매제가 됐다”며 “‘더 가난하게 살고 더 사랑해야 했다’라는 김 추기경님의 남은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동참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김 추기경님의 업적을 교회 차원에서 뿐 아니라 대사회적으로 조명하고 확산하는 노력을 펼쳐나가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2009년 3월 명동성당 앞 거리에서 장기기증 범국민 캠페인을 열고 시민들에게 장기기증 서약을 받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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