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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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길 수도의 길] (57) 예수 그리스도 고난수도회

하느님과의 일치 모든 이와 나누고자... 서울,광주,강원도 양양에 피정 집 운영... 어린이 피정부터 침묵 피정까지 다양... 영적 지도, 사회복지 등 활동영역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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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과 속이 따로 있을까.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령길을 따라 20분쯤 걷다보면, `명상의 집`이 나온다.

 예수 그리스도 고난 수도회 한국 순교자들의 관구(MACOR)와 나란히 세워져 있는 명상의 집은 성과 속의 분별을 넘어 진리로 들어서는 이치, 곧 불이법문(不二法文)을 떠올리게 한다. 어둑한 침묵 속에 잠긴 피정집에서 진리를 찾는 이들은 고독 가운데서 예수 고난의 신비를 마음밭에 오롯이 새긴다.

 그렇지만 그 옆 계곡을 따라 조성된 우이동 먹거리마을은 여전히 먹고 마시며 고성방가하는 이들로 흥청대며 호화성을 이룬다.


 
▲ 예수 그리스도 고난 수도회 상징 문양 및 로고.
문양 중앙에 흰색 십자가를 배치, 수도자들의 마음이 예수님 십자가에 봉헌됐고 항상 그 십자가 발치에 머무를 것임을 고백한다.
그 밑에 흰 심장을 그려 예수님 고난을 항상 간직하는 수도자들의 순결한 마음을 형상화했다.
그 심장 안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의미하는 `JESU XPI PASSIO`라는 문장을 써 넣었으며, 문장 밑 못 세 개는 예수님 고통과 고난에 참여하는 모든 이의 고통을 상징한다.
 
 

   #고령화에 발맞춘 어르신 피정

 어버이날(8일)을 앞두고 `어르신 1박2일 무료피정`을 갖는다기에 7일 밤 늦게 명상의 집에 들어섰다. 피정집에선 61명에 이르는 어르신들이 춤 동작을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 할아버지는 둘셋에 불과하고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다들 흥이 나 있다. 배우자와 사별했거나 자녀들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이들이 대다수여서다.

 예수고난회 재속3회인 동반자회 회원의 알기 쉽고 흥겨운 지도에 전체 피정을 진행하는 김영익(루도비코) 신부의 구수한 입담과 추임새가 곁들여지면서 장내는 수시로 폭소가 터진다.

 프로그램은 단출하다. 노래와 춤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강론을 듣고 성체조배와 묵주기도를 한 뒤 하룻밤 자고나서 영화 `굿바이(Good&Bye)를 보고나서 나눔을 갖고 고해성사를 보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도 어르신들은 밤새도록 강의를 듣고 싶어하고 기도에 젖어들고 싶어한다.

 최명순(체칠리아, 73, 서울 도봉산본당) 할머니는 "나머지 생을 어떻게 살아야 되나, 얼마 안 남았는데 하는 게 요즘 일상의 생각거리였는데 피정을 하며 이제 남은 여생도 정말 감사하면서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털어놓는다.

 송만옥(아벨, 71, 화성 기안 성 바오로본당)씨도 "뇌졸중 후유증으로 좌반신 편마비의 고통을 안고 살아오다가 이번 기회에 춤을 따라 해보니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춤을 출 수 있어 정말 기뻤다"며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고백한다.

 어르신 피정을 예수 고난회에서 마련한 것은 세상과 교회의 고령화에 따라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사목적 배려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처럼 피정과 영적 지도는 예수 그리스도 고난 수도회의 고유한 사도직 활동으로 정착돼 있다. 피정 프로그램은 예수 고난회 용어로 말하자면, `순회설교(Missio)`다. 묵상법을 가르치며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도자들은 자신들이 `기도 교사`로, 수도원은 `기도 학교`로 불리기를 원할 정도로 피정 사도직에 온힘을 쏟고 있다.

 물론 이같은 사도직을 예수 고난회 설립자인 십자가의 성 바오로(Paul of the Cross, 1694~1775)가 창안해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변화시키고 사랑에 빠지게 한 하느님 체험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열망에서 피정(Retreat)을 예수 고난회 수도생활의 일차적 목적으로 삼았다. `순회 설교` 사도직은 시대 흐름과 함께 `피정집`을 통한 피정 사도직으로 바뀌었다. 또한 회원들의 증가와 함께 시대적 요구 속에서 본당 순회 피정과 명상의 집을 통한 피정, 성직자 및 수도자 피정, 영적 지도와 상담활동, 본당 사목, 사회복지활동, 선교 등 사도직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 우이동과 광주 일곡동 명상의 집, 강원도 오상 영성원(양양 삽존리) 등 명상의 집을 통해 진행되는 피정 프로그램은 그 피정 대상자나 단체별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신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지는 `본당별, 신심단체별 피정`도 있고, 효과적 영적 쇄신을 위해 부부가 함께하는 `부부 피정`이나 온 가족이 함께하는 `성가정 피정`도 있다. 대부모나 대자녀, 새 신자, 어르신, 어린이, 성직자ㆍ수도자 부모 등 다양한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피정도 있다. 양양 오상 영성원은 개인 피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 어르신 피정 참가자들이 성가를 부르며 성체조배와 묵주 기도를 준비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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