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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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길 수도의 길] (2)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

주님께서 가난한 이들에게 보내신 사람들... 노숙인과 청소년, 병원, 이주노동자 사목 등 다양하게 활동... ''''''''예수 함께하신다''''''''는 믿음으로 봉사, 오는 5월 한국 파견 20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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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나의 집 원장 김하종 신부가 수원교구 성남동본당 봉사자들과 함께 앞치마를 두른 채 두부를 부치고 있다.

 
▲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이 운영하는 아동 공동생활가정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이 방에 상을 펴고 공부를 하고 있다.
이 공동생활가정엔 초등학교 5학년에서 고교 1학년까지 7명이 살고 있으며, 1일 2교대로 교사들이 보살피며 부모 역할을 해내고 있다.

 
▲ 지난 2007년 2월 오블라띠 선교수도회 첫 한국인 회원인 류희구 신부 종신서원식을 마치고 세계 각국에서 온 오블라띠 사제들과 다른 수도회 사제들, 교구 사제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에 가면, 사람 냄새가 난다. 마침 5일장이 한창인 모란장, 대원천 하류 복개지 노상 천막과 좌판에선 호객 소리로 왁자지껄하다. 영하 15℃를 오르내리는 혹한 속 모란장은 열기에 차 있다.

 훅 안겨드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함께 대원천 복개지 4거리를 지나면 성남동성당이 나온다. 그 성당 구내에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이 들어서 있다. 원래는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가 한국에 진출한 지 3년 만인 1993년 5월 홀몸노인 무료 급식시설로 세운 평화의 집을, 1997년 말 IMF 긴급구제금융사태가 터지면서 노숙인 센터로 개편했다. 노숙으로 지친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자 급식과 함께 인문학 교육, 무료 진료, 옷 나누기, 이ㆍ미용봉사, 샤워시설 제공 등을 해온 지 올해로 12년째다.

 안나의 집에 들어서자, 김하종 원장신부는 앞치마를 두른 채 두부를 부치느라 여념이 없다. 먹음직스럽게 노릇노릇한 두부 부침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러나 김 신부는 한국인이 아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 북쪽에 접해있는 미테르보교구 출신 선교사로, 본래 이름은 빈첸시오 보르도다. 1990년 5월 수도회가 한국에 파견되면서 마오로 곤가르디(현 로마 본부 거주) 신부와 함께 입국한 김 신부는 김대건 신부에서 성을 따고 하느님의 종을 줄여 이름을 `김하종`으로 정하고 20년째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가 가까워오자 노숙인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덩달아 김 신부와 직원들, 봉사자들 손길도 분주해진다. 지난달에 비해 100명 정도 더 늘어 매일같이 500여 명씩 몰려드니 더 바빠질 수밖에 없다. 빵을 나눠주고 식판에 한가득 밥과 김칫국, 두부 부침, 오이지 등을 얹는다. 금세 군침이 돌 만큼 풍성한 식탁이 차려진다. "주께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나를 보내셨다"는 설립자 성 에우제니오 데 마제노드의 카리스마(은사)가 실현되는 현장이다.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은 더불어 위기 청소년을 위한 단기시설로 푸른청소년쉼터를, 부모 양육이 어려운 아동에게 가정 같은 분위기를 제공하는 중ㆍ장기시설로 아동공동생활가정(그룹홈)을, 쉼터와 공동생활가정 이후 자립을 꿈꾸는 청소년자립관을 세워 돕고 있다.

 설립자 정신은 이같은 공동체 구석구석에 배어 있다. 안나의 집 곳곳에는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 성화가 걸려 있다. 성화에서 부활한 예수는 여전히 상처를 드러낸다. 그 상처에서 수도회 수도자들은 예수를 찾아내고 사랑으로 감싸 안는다. 급식이 이뤄지는 식당이 성전 자체이고, 이 현장에 예수께서 함께하신다는 믿음이 18년간 봉사를 가능케했다.

 김 신부 말을 들어보자.

 "단순히 좋은 사람이라서 이 일을 하고 있다면, 저는 불쌍한 사람일 뿐입니다. 수도생활과 봉사는 둘이 아닙니다. 물론 기도는 매일 오전 7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 분원에서 바치지만, 가난한 이들과 배고픈 이들, 그리고 병든 이들 속에서 예수님 상처를 찾아내고 내 자신을 사랑의 선물로 내어주고 사랑으로 감싸 안고 살아가는 일이 바로 수도생활 그 자체입니다."

 이뿐 아니다. 회원들은 또 병원 사목과 이주노동자 사목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국지부장인 제임스 제야 찬드란 신부는 수원 아주대 병원 사목을, 신학원장 와람 안토니오 신부는 분당 서울대 병원 사목을 맡고 있다. 이청우 신부는 광주 이주노동자센터에서, 알베르토 신부는 평택 이주노동자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 영어 피정과 수도자 고해성사 등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설립자 가르침을 따르며 공동체 안에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주어진 선교사명을 완수해 가는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가 지향하는 삶은 인간 공동체를 위한 삶이다.

 오는 5월 12일로 한국 파견 20주년을 맞는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는 사제 7명과 수사 2명 등 총 9명 회원으로 이뤄져 있다. 국적별로는 이탈리아에서 3명, 스리랑카에서 1명, 인도에서 1명, 필리핀에서 1명이 파견돼 있고, 한국 출신은 성소자 담당 류희



가톨릭평화신문  2010-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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