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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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길 수도의 길] (4)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

소외된 청소년들 곁에서 예수님의 사도로... 공부방과 지적 장애 청소년생활시설 등 운영... 수도회 영성에 맞는 소외 청소년 교육에 집중... 영성센터 등 계획, 한국 지구에선 22명 수사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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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 수도자들이 마리스타 지역 아동센터 어린이들과 함께 모여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가리키며 즐거워하고 있다.
 


 ▲ 지난 2009년 2월 서울 합정동 본원 성당에 한데 모인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 동아시아관구 한국섹터 회원들.
맨 앞줄 왼쪽이 한국섹터 책임자인 송철섭 수사다.
 


 
▲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 문장.

   `순교의 땅` 절두산 성지 못 미쳐 왼쪽 골목으로 돌아서면, 그 끄트머리에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가 나온다. `마리아처럼 그리스도를 따르는` 형제들의 공동체인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 동아시아관구 한국지구(책임자 송철섭 수사)다.

 병인박해가 끝난 지 1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순교 맥박이 뛰는 듯한 한강변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마포 양화나루 언덕배기엔 수도회 본원과 피정 및 교육센터인 마리스타교육관, 마리스타 지역 아동센터가 올망졸망 모여 있다.

 이 중 수사들이 자신들의 방을 내어주고 전세방으로 옮겨가면서까지 애착을 보이는 공동체가 마리스타 지역 아동센터다. 2006년 1월에 문을 열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아이들, 한 부모나 조손 가정 자녀들을 돌봐온 지 5년째로 접어든다.

 방과 후 공부방 겸 식당, 보호시설을 겸하는 허름하고도 단촐한 2층 사무실에 들어서자, 아이들 셋이서 자동차 경주 게임 카트라이더(Kart Rider)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방학 중이어서 매일같이 오전 11시쯤 와서 내내 공부를 하다가 잠시 쉬는 짬을 타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고, 그 곁에 있는 센터장 이해동(아우구스티노) 수사도 마냥 신이 나 있다. 초등부 14명, 중등부 11명을 다 합쳐 25명 남짓한 작은 공부방이지만, 이 수사와 아이들은 무척 친해 보인다.

 `공부와는 담을 쌓았을 듯한` 아이들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아이들은 인근 서강대와 연세대 등 대학생들 공부 지도와 함께 수도자들 인성교육을 통해 `가정과도 같은` 사랑의 울타리를 이룬다. 마침 아동복지교사 지원센터에서 파견된 최성은 교사가 1층 공부방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며 독서지도를 하고 있다. 책이라고 해봤자 몇십 권 안 되지만, 이 책들을 통해 방황하던 아이들이 하나둘 변해간다는 걸 생각하면 소중하기만 하다.

 특히 사물놀이 교육은 때론 우울증으로, 때론 이유 없는 반항으로 황폐해진 아이들 심성에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사물놀이를 통해 함께 리듬을 맞추며 아이들은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다. 미술치료, 모래놀이 치료 등을 통해 성숙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수사들 보람이다.

 `마리아를 통해 모든 것을 그리스도께, 그리스도를 위해 모든 것을 마리아께`라는 모토로 살아가는 형제들의 정신이 구현되는 현장을 보는 건 감동으로 다가온다.

 전국 가톨릭 공부방 지역아동센터협의회장도 겸하고 있는 이 수사는 "우리 아이들은 희로애락의 진폭도 크고 마음 상처도 깊고 사춘기여서 보살피기가 어렵지만, 공부방은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청소년교육이라는 우리 수도회 영성과 딱 맞고 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힘에 부치지만 계속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지역아동센터뿐만이 아니다. 2003년 10월 충북 충주시 산척면에 설립한 지적장애 청소년생활시설 겸 보호작업장 마리스타의 집에는 이용철(도미니코) 원장수사 등 수도자 5명이 함께하며 참 가족, 참 행복을 일궈내고 있다. 은하수의 옛 우리말인 `별수아`에서 이름을 따 최근 건립한 충북 제천시 백운면 임야 26만4462.8㎡(8만여 평) 에 자리한 별수아골 기도의 집은 장차 청소년 영성센터로 발전시켜 갈 계획이다.

 이밖에 경기도 안산시 사2동에 세운 수련소 샴빠냐의 집은 수도자들이 수련기를 동아시아관구가 있는 필리핀에서 보내면서 젊은이들이 마리스타적 삶을 배우는 양성소로 쓰고 있다.

 평수사들로만 이뤄진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는 이처럼 학교 안에선 청소년 교육을, 학교 밖에선 사회복지에 힘쓰며 사도직을 수행해나가고 있다. 현재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 한국지구 소속 수도자는 모두 22명으로, 이 가운데 한국인 수도자는 16명이다.

 송철섭(야고보) 책임자수사는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예수님을 알리고 예수님이 사랑을 받도록 하는 사명만 실현한다면 그게 우리 수도회가 존재하는 이유이고 복음 선포일 것"이라며 "한국에선 비록 학교를 세우지는 못했지만 공부방을 통해, 지적장애인 생활시설을 통해 성모님과 함께하며 청소년들을 위해 살고 있고 이것이 우리 사명 실천이다"고 전했다.

 `청소년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복음의 부르심이다`는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 설립자 성 마르첼리노 샴빠냐의 가르침은 이렇게 한국에서도 하나하나 실현돼 가고 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사진=백영민 기자 heelen@

   #수도회 영성과 역사 


가톨릭평화신문  201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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