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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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길 수도의 길] (6) 그리스도 수도회

가장 낮은 곳에서 그들과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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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 수도회 상징=삼각형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를 뜻하며, 그 안에 그린 배와 돛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리스도 수도회, 십자가를 각각 상징한다.
 또 배 밑에 작은 타원을 그려 성모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또 그 옆 알파와 오메가는 수도회가 언제나 가난한 이들과 더불어 존재할 것이라는 영성을 담고 있다.
 
   수도원도 따로 없다. 행려자들 자활시설 한 쪽에 수도회 본원 성당과 수도자 숙소가 마련돼 있을 뿐이다. 수도자로서 기도와 영성, 전례적 삶은 그 소박한 공간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가난한 자에 대한 사랑이 수도회 뼈대이자 골격이며 핵심이어서다. "가난한 자가 사라지면 수도회도 동시에 사라진다"는 철저한 가난의 영성이 이 수도회를 진정으로 수도회답게 한다.

 9일 통일로변에서 미군 반환 공여지역인 캠프 자이언트를 지나 임진각 못미처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이천리 485의1에 이르렀다. 아침나절부터 봄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오후 늦게 점차 봄눈으로 바뀌어 갔다. 산자락을 돌아드니, 행려자들이 재활을 꿈꾸는 `늘 푸른 자활의 집`(원장 서상문 수사)이 나왔다.

 이 시설은 중독 회복 및 사회 복귀를 위한 치료공동체로, 이 시설 2층에 `그리스도 수도회`(원장 김규한 신부)가 들어서 있다. 수도자들은 행려자들과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숨쉬며 새로운 삶을 지향한다.

 시설에 들어서자 오른쪽으로 작은 알림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2007년 6월 늘 푸른 자활의 집이 `사회복지 윤리경영 선도기관`으로 선정됐다는 안내판이다. 국내 행려자 자활시설 가운데선 첫 번째로 안은 영예다. 늘 푸른 자활의 집은 이후 2년 6개월간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주관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한 사회복지 종사자 역량 강화 및 투명성 확립을 위한 교육 지원사업을 수행해왔고, 지난해 말 `사회복지 윤리경영 실천기관`에 최종 지정됐다.

 자조집단인 미국 윌리엄 B. 오브라이언 신부의 데이탑(DAYTOP) 치료공동체를 모델로 삼은 늘 푸른 자활의 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입소자 스스로 일주일간 체험과정을 거쳐 공동체 참여를 결정할 뿐 아니라 치료공동체 프로그램 6개월, 수료 및 취업 12개월, 사회 복귀로 이어지기까지 1년 6개월여 기간을 오롯이 `자발적 의지`만으로 살아간다. 언제든 나갈 수 있고, 막는 사람도 없다. 뭐든지 공동체 가족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한다. 서상문(베드로) 원장수사를 비롯한 수도자들, 8명에 이르는 사회복지사들, 직원들은 도움을 줄 뿐이다.

 현재 47명이 프로그램을 이수 중이다. 다들 서울역이나 영등포역, 서소문공원 등지에서 일주일에 월ㆍ목요일 두 차례씩 이뤄지는 상담을 받은 뒤 스스로 따라 나선 이들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알코올 중독으로, 나머지는 도박 혹은 게임 중독, 사회적응능력 부족 등으로 길거리에서 살다가 이 집에 들어왔다.
 

 
▲ 서상문(오른쪽) 원장수사가 작업치료실에 들러 한창 종이 가방을 접고 「가톨릭 기도문 성가」에 책갈피용 끈을 매다는 늘 푸른 자활의 집 가족들과 반갑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본관을 지나 작업치료실에 들어서자, 마침 자활의 집 가족들이 가제본한 「가톨릭 기도서 성가」(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책갈피용 끈을 매는 단순 작업에 몰두해 있다. 집중력이 부족해 한두 시간밖에 못하지만, 작업할 때만은 열심을 보인다. 그 곁엔 종이 가방을 접고 있다.

 봉투나 형광펜, 보드 제작 등 단순작업도 이뤄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금연ㆍ소방ㆍ인권ㆍ스트레스 관리ㆍ영양 관리ㆍ시청각ㆍ신용 관리ㆍ중독 회복ㆍ인성 교육 등이 이뤄지고, 생활체육활동과 함께 웃음치료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 1981년 5월 창설 초창기 그리스도 수도회 회원들과 창설자인 알로이시오 슈월츠(뒷줄 가운데) 몬시뇰이 한데 모였다.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 서울 은평의 마을에 있는 행려자들 가운데 사회복귀에 의지를 보이는 이들을 대상으로 2001년 11월 30일 설립됐지만



가톨릭평화신문  201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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