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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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길 수도의 길] (8) 성모영보수녀회

성경대로 생각하고 성경대로 실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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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복지시설 `해 뜨는 마을`에서 한 수녀가 거동이 불편해 누워 있는 할머니 손을 꼭 잡고 격려의 말을 건네고 있다.
 


   "할머니, 아 해보세요. 잘 하셨어요. 이젠 요구르트도 좀 드셔요."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분천리에 자리 잡은 노인복지시설 `해 뜨는 마을`. 성모영보수녀회(총원장 박미숙 수녀)가 운영하는 이곳은 의지할 곳 없는 어르신을 돌보는 무료 양로시설과 장기요양보험 대상 중증 노인들이 생활하는 전문요양원, 주간노인보호센터로 이뤄져 있다.
 오후 간식 시간이 되자 수녀들 손길이 분주해 진다. 혼자 음식을 먹기 힘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라 일일이 먹여 주거나 옆에서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오늘은 남기지 않고 다 드셨네요. 아이고, 이뻐라. 또 고집 부리시면 집에 보낼 거예요."
 수녀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어르신들에 대한 정이 듬뿍 묻어난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힘들게 해도 인상을 찌푸리기는커녕 친딸처럼 옆에 붙어서 재롱(?)을 떤다. 돌봐줄 가족이 없어 무료로 입소해 있는 어르신이나, 비용을 내고 유료로 서비스를 받는 어르신이나 수녀들 관심과 돌봄에는 차별이 없다.


 
▲ 성모영보수녀회 `성가정 수공예` 작업실에서 장명자 수녀가 멕시코 출신 네티시아 수녀와 기제르미나 수녀에게 매듭묵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요양원 밖으로 나와 `성가정 수공예`라는 현판을 건 작은 집에 들어가니 수녀 몇 명이 작업대에 앉아 빨갛고 파란 끈으로 매듭을 엮거나 율무를 끼워 묵주를 만들고 있다.
 "어서 오세요."
 수녀들은 눈을 들어 반갑게 인사를 건네면서도 손놀림을 멈추지 않는다. 능숙한 솜씨로 묵주를 만드는 수녀들 손들이 얼마나 예쁜지…. 정성들여 한 알 한 알 엮어가는 표정에 기도하는 마음이 가득해 보인다. 한편에서는 젊은 수녀 두 명이 선배 수녀에게 매듭묵주 만드는 법을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
 "이것 좀 봐주세요."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요?"
 발음이 조금 어색하게 들린다. 웬 외국인 수녀지? 올해 종신서원을 앞둔 멕시코 출신 네티시아 수녀와 기제르미나 수녀라고 했다.
 성모영보수녀회는 1991년 12월 멕시코에 진출해 수지침 등 대체의학을 통한 애덕 사업을 실천하고 있고, 두 수녀는 멕시코 분원을 통해 입회한 첫 이방인 수녀다.
 수녀회는 농장에서 땀 흘리며 기도와 노동을 실천하는 반 봉쇄 관상적 활동 수도회로 출발했으나 1976년 9월 고 이경재 신부 요청으로 성 라자로 마을에 회원을 파견하면서 사회복지 사도직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현재는 결핵환자 요양시설 파주 `시몬의 집`과 여성 질환자 보호시설인 용인 `서울시립 영보 자애원`, 천안시노인종합복지관, 나환자 시설인 `다미안 의원` 등 10여 곳에서 사회복지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성경학자이자 수녀회 설립자인 고 선종완(라우렌시오, 1915-1976) 신부는 수녀들에게 `성경대로 생각하고 성경대로 실천`하는 증거의 삶을 살도록 당부했다. 그래서 성모영보수녀회 회원들은 매일 30분씩 성경읽기를 실천하고 있다. 어느 사도직현장에 있든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성경읽기 표를 따라 일정 분량의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이다.
 "지금은 사회복지 사도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우리는 원래 성경적 삶을 통해 하느님을 선포하도록 불림을 받았습니다. 그러기에 우리 회원들은 우선적으로, 절대적으로 하느님 말씀에 대한 열정을 갖고 생명의 말씀을 읽고, 그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심화시켜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총원장 박미숙(레지나) 수녀는 "성경을 학문적 이론이나 지식으로 가르치기 보다는 하느님 말씀에 맛들인 일상의 삶 안에서, 하느님을 모르는 이웃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좋은 모범을 보임으로써 복음을 증거하고 선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수녀는 "그동안 우리 수녀회가 조금은 사회복지 사도직에 치우쳤다는 자성과 함께 설립자 영성으로 돌아가 앞으로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말씀을 전파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말씀으로 충만한 삶을 살도록 인도할 수 있을지 `말씀의 사도직`을 연구, 실천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수녀회는 제7차 총회(2009년 11월)에서 수도회 명칭을 `말씀의 성모영보 수녀회`로 변경하고 교황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 수도회 영성과 역사
올해 50주년을 맞은 성모영보수녀회는 성경 연구에 한 생을 봉헌하며 복음대로 살았던 성경학자 고 선종완<사진> 신부가 1960년 주님탄생예



가톨릭평화신문  201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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