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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길 수도의 길] (29)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

소외된 이웃에게 조건 없는 사랑과 자비로운 봉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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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 빈센트 의원을 찾은 방글라데시인 노동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어서 오세요. 오늘 처음 오셨어요?"

 12월 11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안산 빈센트 의원. 양수자(이다 마리아) 수녀의 유창한 영어에 쭈삣쭈삣하며 들어오던 외국인들 얼굴이 환해진다. 안산 빈센트 의원은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가 운영하는 무료의원이다.

 수녀회는 빈센트 성인 영성에 따라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돌보며 그들과 함께 하느님 사랑을 나누기 위해 2004년 의원을 개원했다. 매주 화~일요일 오후 2~8시(주말은 5시까지),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영세민들과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곳에서 따뜻한 관심과 그리스도 사랑을 체험한다.

 "아픈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위가 아파서 왔지만 아픈 이유가 스트레스 때문인지 못 먹어서인지 원인을 아는 게 먼저지요."

 김중원(마리엣다) 원장 수녀는 병원을 처음 찾는 이들과 일일이 면담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한다. 치료를 받기 전 맨발로 온 환자에게는 양말부터 신겨주는 병원이다.

 "시간이 부족해도 면담을 통해 전인간호를 하려고 해요. 우리가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 마음이 가벼워져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 기쁘고요."

 의원에서는 수녀회가 운영하는 가톨릭대 성 빈센트 병원 소속 의사 10여 명을 포함해 인근 20여 개 병원에서 의사 50여 명이 돌아가며 진료를 한다. 내과와 외과에서부터 치과와 정신과에 이르기까지 무려 20여 개 과가 운영된다. 그동안 이 의원을 거쳐간 이는 3만여 명에 이른다.


 
▲ 간호사 양수자 수녀가 처음 의원을 방문한 환자와 대화하고 있다.
 

 수녀회가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성빈센트 병원은 유료병원이지만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치료해 주고 그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하는 설립 목적은 안산 빈센트 의원과 같다.

 `가난한 이들이 우리의 주님입니다`라는 소명으로 1967년 개원한 병원은 1997년 간호부 내에 호스피스과를 신설, 현재 13개 병상을 갖춘 호스피스 완화 병동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수녀들은 이곳에서 가난한 이들을 주님으로 모셨던 빈센트 성인의 정신을 바탕으로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영적으로 보살피고 있다.

 10년째 호스피스병동에서 일한 이옥경(아나스타시아) 수녀는 "호스피스는 죽음이 아닌 진솔한 삶이자, 영원한 삶으로 가는 과정"이라며 "수도자로 살아가면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이곳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금의 가톨릭대 성 빈센트 병원 설립 당시 첫 삽을 뜨는 독일인 수녀들.
 

 `자비로운 봉사`를 모토로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하는 일은 병원과 의원에서만이 아니다.

 수녀회는 의지할 곳 없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사는 무료 양로원 `성녀 루이제의 집`(할머니)과 사강 보금자리(할아버지)를 비롯해 이주민을 위한 생명의 집(미혼모의 집)과 모성의 집ㆍ아델의 집(여성 쉼터), 성 빈센트 다문화가정센터, 갈릴래아의 집(이주민 상담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수원교구와 서울ㆍ대구ㆍ안동ㆍ인천ㆍ마산 교구 19개 본당에 수녀를 파견, 국내 선교와 유치원 운영에도 힘쓰고 있다.

 그뿐 아니다. 2006년 수녀 2명을 미얀마에 파견하는 것을 시작으로 방글라데시와 중국으로 선교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하느님의 창조영성을 생활화하기 위해 경기도 화성에 인애농원을 설립, 창조사업에 참여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수녀회는 벼농사와 과수농사를 지으며 농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자연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직접 농사지은 안전한 먹을거리도 판매한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수도회 영성과 역사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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