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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길 수도의 길] (54)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1888년 선교 수녀 첫발… 국내 수도회 ''맏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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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포카라에서 의료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 마르타 수녀가 손을 심하게 다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1888년 7월 22일 어스름한 새벽녘 인천 제물포항. 아직 순교자의 선혈이 채 마르지 않은 조선 땅에 프랑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파견한 수녀 네 명(프랑스인 두 명, 중국인 두 명)이 첫발을 디뎠다. 이로써 한국교회에 `수녀`라는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순교자들 후손인 처녀 다섯 명이 한국인 첫 지원자로 입회했고, 1898년 8월 28일 박황월(프란치스코 하비에르)ㆍ김해겸(쌘뽈)ㆍ최복동(골롬바) 수녀가 첫 서원을 했다. 한국인 수녀가 처음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1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그 씨앗은 풍성한 열매를 맺어 서울ㆍ대구관구를 합쳐 1000명이 넘는 한국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들이 기도와 헌신의 삶을 살고 있다. 한국교회 여자 수도자 수가 약 1만 명(2010년 말 현재, 수련자 제외)인 것을 감안하면, 성당에서나 길을 가다 만나는 수녀 10명 중 1명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인 셈이다.

 국내 수도회 맏이인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가장 긴 역사와 가장 많은 회원을 갖고 있는 만큼 사도직 또한 방대하다. 서울관구만 해도 8개 교구 67개 본당에 전교 수녀를 파견하고 있고, 빈민ㆍ노인ㆍ아동ㆍ청소년ㆍ장애인ㆍ새터민ㆍ이주민ㆍ상담치료ㆍ교정사목 등 사회 구석구석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유치원ㆍ어린이집 18곳을 포함해 계성초등학교ㆍ계성여고ㆍ논산 쌘뽈여중고 등 교육기관도 수두룩하다. 또 수녀회가 47년간 운영하다 가톨릭학원에 헌정한 성바오로병원을 비롯해 여의도ㆍ대전성모병원과 다른 일반병원 원목실, 호스피스센터에서 육체적 질병과 마음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끊임없이 기도하며 환자를 돌보는 모습은 그리스도의 향기 그 자체다.

 "교회와 사회가 요구하는 것, 세상 사람들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귀 기울이고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이 저희 샬트르 전통입니다."


 
▲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서울관구)가 운영하는 인천 해성보육원은 1894년 설립된 국내 첫 보육시설이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서울 명동 샬트르 수녀회 서울관구 역사박물관 담당 이명희(안젤라) 수녀는 "초창기 선교 수녀님들을 통해 받은 은사에 보답하고자 한국 샬트르 수녀회도 1990년대 이후 해외선교 사명에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희 수녀 소개로 마침 선교지 마다카스카르에서 휴가차 귀국한 이정옥(아녜스) 수녀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수녀는 3년 전 환갑을 넘긴 나이에 아프리카 남동쪽 섬나라인 마다카스카르로 선교를 떠났다.

 "첫 서원(1980년) 때부터 해외선교를 꿈꿔 왔어요. 들판에 버려진 이삭을 줍는 마음으로, 가난하고 버림받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전하고 싶었지요. 그런데 환갑이 될 때까지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마다카스카르로 가라는 부르심을 받고 무척 기뻤어요."

 이정옥 수녀는 마다카스카르 현지 수녀들이 운영하는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과 무료급식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수녀 말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샬트르 수녀들의 강한 선교 열의를 읽을 수 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면 지금보다 더 오지로 들어갈 예정이에요. 교실이 두 개뿐인 학교인데 그나마 하나는 벽이 무너지고, 아이들은 연필도, 교과서도 없이 공부하고 있죠. 한 달 1500원 남짓한 수업료가 없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도 태반이에요. 풍토병에 걸려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어도 제가 마다카스카르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에요."



 
▲ 1888년 제물포에 도착한 첫 선교 수녀들.
 
 
 프랑스에서 태동한 샬트르 수녀회는 현재 유럽보다 아시아 지역에 회원이 더 많다. 전 세계 36개국에 진출해 있는 샬트르 전체 회원 4000여 명 가운데 한국 수녀들이 4분의 1이 넘는다. 로마 총원에서도 한국 샬트르 수녀회가 세계 각지에서 펼치고 있는 선교활동에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서울관구는 중국ㆍ러시아ㆍ네팔 등 7개국에 선교 수녀 25명을 파견했고, 대구관구는 중국ㆍ몽골ㆍ카자흐스탄 등에 진출해 있다.

 몇 년 전 몽골 취재를 갔을 때 샬트르 수녀회 대구관구가 운영하는 몬테소리 유치원과 쌘뽈초등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수녀회가 몽골에서 선교 사업으로 초등학교와 유치원 교육에 뛰어든 이유는 현재 이 나



가톨릭평화신문  201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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