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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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수도회 이야기 (1) 사랑의 선교 수녀회

가난한 이들 중 가장 가난한 이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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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더 데레사 수녀가 창립한 사랑의 선교 수녀회는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그 목마름을 해결해 드리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교구민’이라는 단어에는 성직자, 평신도는 물론 수도자도 포함된다. 교구 안 수도자들의 삶은 어떠한 모습이며 교구와 어떠한 관계성을 지니며 살아갈까. 세속에서의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버리고, 복음적 권고의 서약을 통한 ‘정결’ ‘가난’ ‘순명’의 삶을 택한 수도자들은 이 시각, 교구 안에서 각자 수도회의 성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교구민이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교구 내 한국지부와 본원 등을 중심으로 교구 안에서 펼쳐가는 그들의 사도직 활동과 영성, 역사 속 교구와의 관계 등을 소개하는 ‘수원 수도회 이야기’를 시작한다. 교구민과 수도자들이 관심을 갖고 서로 간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수원교구에 정착하다

마더 데레사 수녀가 창립한 사랑의 선교 수녀회(한국관구장 가르멜 수녀)는 1981년 처음 서울대교구로 들어와 용산의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휴양의 집에 임시로 머물렀다.

1983년, 거처를 옮겨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수녀들은 당시 교구장 김남수 주교를 찾아가 수원교구로 들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김 주교의 승낙을 받았다.

수녀들은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때 안양 석수동본당에서 사놓은 땅이 하나 있었는데, 수녀들은 그 땅을 자신들이 쓰고 싶다고 교구에 청원했다. 김 주교는 수녀들을 돕고 싶었지만 엄연히 그 땅은 본당 땅이기에 교구에서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이것은 본당 땅이기 때문에 교구에서 마음대로 줄 수가 없습니다. 이 땅은 본당을 통해 사도록 하십시오.”

그러자 마더 데레사가 직접 김 주교를 찾아와 “어느 곳이든 주교한테 가면 땅을 그냥 주었는데, 왜 이곳에서는 돈을 달라고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아무리 주교라 해도 마음대로 처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본당에서 그 땅을 싼값에 수녀회에 넘겨줬다. 안양에 자리를 잡아갈 무렵, 도시계획에 의해 집 앞에 도로가 생기게 되면서 또다시 이사를 해야 했다. 교구는 이번에는 교구 땅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안산시에 성당을 지으려 남겨둔 땅이었다. 좋은 사업을 위해 쓰이는 것이니, 교구에서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안산에 집을 지을 때는 교구에서 경제적인 부담도 덜어주고, ‘평화의 집’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후로도 김 주교는 수녀들의 유기서원 미사를 주례하는 것은 물론, 평상시에도 수녀원을 깜짝 방문해 기부금을 놓고 가곤 했다.



 
▲ 사랑의 선교 수녀회의 사도직 중 하나인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
 

 
■ 가난한 이들 중 가장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

수녀회의 사도직은 평화의 집 어르신 돌보기와 가정방문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아침기도와 아침식사가 끝나면 할머니들을 살피러 각 방으로 들어간다. 할머니들의 수발을 드는 일은 원장 수녀부터 막내 수녀까지 예외가 없다.

각자 일과에 따라 두 명씩 팀을 나눠 가정방문에 나서는 것도 중요한 사도직이다. 수녀들은 혼자 사는 이들,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 조손·편부모 가정, 경제적·정신적·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 등 소외된 이웃의 가정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영성적·물질적 도움을 전한다.

김해련(효주아녜스) 수녀는 “수녀회의 영성은 가난한 이들 중 가장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그 목마름을 해결해 드릴 수 있는 삶”이라며 “사도직에 임하는 시간 외에는 기도에만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 몸에 밴 가난

수녀들은 그 흔한 진공청소기, 세탁기 등 편리를 위한 전자제품을 쓰지 않는다. 호기심에 이유를 물을 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다. 하느님께서 주신 건강한 손과 발로 하느님께 돌려드리는 봉사를 실천하고자 한다는 것. 가난이 몸에 배어 있다.

“우리 수녀회는 여러분들의 후원을 통해서만 운영됩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살림을 쪼개서 보내주는 정성을 함부로 쓸 수는 없지요.”

가정방문 등 외출을 하는 경우에도 밖에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가난한 이들이 대접할 것이 없어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하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다.

수녀회는 몸에 밴 가난을 자랑하거나 다른 이들과 비교하지도 않는다. 바로 그것이 수녀회의 영성이다.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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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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