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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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삼 신부의 수단에서 온 편지] 7. 룸벡교구 청년대회 (2) - 예수님은 어디에?

주님 만나려는 청년들 열기로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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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의 다양성 안에서 일치와 연대성을 체험하는 장이 된 교구 청년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주님을 찾고 만나려는 뜨거운 열정을 불태웠다.
 

400킬로미터의 고된 여정 끝에 도착한 고딤이었지만, 청년들은 내리자마자 북을 치면서 한바탕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솟아나는지 운전하느라 파김치가 된 저는 마냥 신기할 뿐이었습니다. 청년들을 등록시키고 잠자리를 확인하고 행사에 참여시키고 나서야 마련된 사제숙소를 찾아갔습니다. 건물만 덩그러니 있을 뿐 전기도 물도 안 나오는 방에 침대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었지만, 이제는 이런 모든 것들이 익숙해져있어서 문제될 것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첫날의 여정을 풀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행사장을 나가보니 각 본당별로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노래와 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작년에 올해도 청년대회가 열린다면 꼭 참석하겠다고 약속하신 수단 교황대사님께서 오신다는 소식에 분위기는 들떠있었고, 이번 대회 주제곡인 ‘나는 예수님을 보고 싶습니다!’라는 주제곡을 열심히 배우고 있었습니다. 주제어를 천천히 다시 새겨보았습니다. 나는…예수님을…보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보고, 만나고, 느끼며, 발견하는 것이 신앙인의 삶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며 결국 마지막 여정이 될 것임도 헤아렸습니다. 그분의 말씀과 인격과의 만남이라는 체험을 통해 예수님께서 열어주신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다 하더라도 그분이 계시해주시는 아버지의 사랑을 온전히 깨닫기까지는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넘어서야 할테니 말이죠. 하지만 이들은 마치 예수님을 만나러 달려온 순진무구한 목동들과 같았습니다. 너무도 어리고 연약한 교회이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목자 없는 양떼 같은 청년들로 구성된 교회의 모습에 예수님 또한 얼마나 깊은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실 지도 함께 헤아렸습니다.

오후가 되어 고(故) 이태석 신부님께서 만드신 톤즈 브라더 밴드의 멋진 행렬을 따라 교황대사님께서 행사장에 도착하셨고, 교황대사님의 축복과 인사를 받고 모두들 환호했습니다. 그동안 자기들이 살아온 마을밖에 몰랐던 청년들에게 ‘교회’의 다양성과 일치와 연대성을 체험하는 새로운 장이 되는 이 행사의 의미가 얼마나 새삼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예수님이라는 포도나무에 붙은 많은 가지들이 얼마나 풍요로운 포도밭이 되는지를 바라보는 마음이었습니다. 장거리의 고된 여정과 맨바닥에서 자야하는 불편한 잠자리와 먹을거리 등 모든 어려움과 불편함 속에서도 예수님을 찾고 만나려는 청년들의 열정은 불꽃이 되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해가 기울자 촛불을 들고 성체거동을 시작했습니다. 성광 앞에서도 어디를 보아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 하는 미숙함이 넘쳐났지만 촛불을 들고 성체 안에 숨어계신 예수님과 함께 걷기 시작하는 청년들의 아름다운 행렬을 보면서, 이들과 함께 이들 속에 함께하고 싶어 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어디서부터 예수님을 찾고 발견해야 할지를 모르는 청년들이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미 이들의 ‘바람’과 ‘열망’이라는 마음속에, 그 한가운데 숨어계시며 함께하고자 하셨습니다. 당신이 아파하는 곳, 당신을 필요로 하는 곳, 그곳이 가난한 베들레헴 마구간이며, 우리는 그곳에서 주님을 경배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마지막 파견미사 때, 교황대사님은 희망 없이 아파하며 좌절하는 아프리카 교회가 결코 혼자가 아니며 어머니인 교회가 함께 ‘연대’하고 있음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연대는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하나인 교회, 어머니인 교회가 서로 연결됨은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느끼고 나누는, 움직이는 실천의 연대를 통한 ‘일치’가 되어야 함을 헤아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아픔과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들과 함께하시며 손을 내밀어 일으켜 주실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계속).

※수단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많은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도움주실 분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후원계좌 03227-12-004926 신협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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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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