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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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삼 신부의 수단에서 온 편지] 24.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세상의 이목 뒤로 보이는 수단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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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에서 생활하다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야릇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넘치는 풍요와 화려함과 기술력이 어색해 어디가 꿈이고 현실인지 모호해지는 체험이기도하고, 다른 건 6시간 시차뿐인 동 시대의 이웃인 남수단의 현실이 겹쳐지며 서글퍼지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차라리 수단에 가지 않았더라면…”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저 자신도 수단에 오지 않았다면 외면하거나 모르고 살았을 삶을 반성하게 됩니다.

수단의 ‘가난’을 이야기하면 우리나라도 현실적으로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말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풍요를 구가하는 나라에서 누리는 사회적 혜택이 전무한 아프리카 수단의 가난은 우리나라와 비교대상이 아닙니다.

자본주의의 양극화의 칼날에 분배정의가 깨져버린 상대적 박탈의 가난과 인류의 보편적 문명이 누리는 혜택과 인권의 기본적 권리와 기회마저도 상실된 절대적 가난의 바닥에서 신음하는 이웃은 분명 우리나라의 차원과는 다른 것임을 헤아립니다.

굶주림과 목마름…. 실제로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고 마실 물이 없어 목말라 했습니다. 하지만 성조기가 찍힌 세계식량기구의 구호식량과 NGO에서 수없이 뚫어준 우물들이 이들의 굶주림과 목마름의 본질적인 해답은 아니었습니다. 대량의 구호식량은 지역 시장의 곡물가격을 유린해 농업의지를 꺾었고 우물의 부속품과 기술자를 구할 수 없어 망가진 우물이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남수단의 가난은 그 뿌리가 깊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이목은 오직 아프리카의 물질적인 가난에 집중을 합니다. 그리고 선교사들이 당연히 그들의 당면한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새마을 사업을 전개해서 엄청난 변화와 발전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체험하는 이들의 진정한 가난의 본질은 영적인 ‘결핍’입니다. 가난하지만 자신의 굶주림밖에 보지 못하며, 내일보다는 오늘을 살고, 도덕성보다는 현실적 이익이 우선이며 이성을 잃은 분노로 철저한 폭력의 동태적 보복은 가난의 궁극적 본질이 ‘사랑의 결핍’이고 이것이 종양처럼 자라나 평화를 깨트리고 ‘죄’를 낳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긴긴 내전기간 동안 악한 것이 선한 것을 몰아내었습니다. 이제 다시 선한 것을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진정한 복음화와 봉사와 나눔의 시작은 동정이 아니라 ‘연민’이고 ‘연대’여야 함을 헤아립니다.

선교의 주인공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십니다. 아강그리알은 단지 드넓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남수단의 작은 오지의 시골본당일 뿐입니다. 하지만 세상속의 선교사들은 오늘도 내일도 그 작은 땅에 들어가 작은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희들은 가난한 이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들로 바꾸어 주는 것이 임무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분명히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 갈 것임을 믿는 일입니다.

기쁜 소식을 가르쳐 마음이 부자인 사람들, 하늘나라를 마음에 품은 사람들의 공동체로 이끌어야 함을 기도하며 헤아립니다.

◆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봉사자를 찾습니다.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는 수단 아강그리알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구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평신도 봉사자를 찾고 있습니다.

신체 건강하고 독실한 신앙심을 가진 이는 누구나 봉사의 문을 두드릴 수 있습니다. 특별히 현지 주민들의 건강을 돌볼 간호사 등 의료인, 공소 등 건물 설비와 전기시설 분야 자격증을 갖고 있거나 관리 경험이 있는 신자, 농업 분야 경험자 등의 동참을 기다립니다. 봉사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은 복음화국과의 논의를 거쳐 결정합니다. 뜻 있는 신자들의 관심을 청합니다.

※ 문의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수단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도움주실 분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후원계좌 03227-12-004926 신협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수원교구 아프리카 수단 선교 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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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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