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정지용 신부의 수단에서 온 편지] (1) 수단에서의 첫날

꿈에 그리던 수단에 첫발을 내딛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앞으로 ‘수단에서 온 편지’는 새롭게 수단 선교활동에 나서신 정지용 신부님께서 집필해 주십니다. 그동안 수고해주신 한만삼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5월 6일 이른 아침, 아프리카 케냐의 사제관, 눈을 떠보니 무언가 어색하고 낯선 느낌이 저를 사로잡습니다. 어제까지, 아니 지난 1년 4개월간 지내온 이곳이 달라 보입니다. 오늘 이곳을 떠나야 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오전 7시 전까지 공항에 가서 체크인을 해야 하기에 아직 어두운 시간에 일어나 미사를 드리고 준비를 합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배웅하고 마중을 나갔던 공항에 이번에는 저와 표창연 신부가 배웅을 받아 나갑니다. 공항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는데 오늘따라 직원들이 친절합니다. 전에는 공항에 갈 때마다 기분을 상하게 했던 그들이었는데 말입니다. 오늘은 비행기도 제시간에 뜨려나 봅니다. 참 이상한 오늘입니다.

케냐를 떠납니다. 쌍발 프로펠러 비행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이륙을 준비합니다.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약 두 시간쯤 지나 경유지인 로키쵸쿄에 잠시 들른 후 다시 두어 시간을 날아 남수단 룸벡 공항에 도착합니다. 창밖으로 황토색 활주로가 보입니다. 첫 방문 때에는 무척이나 낯선 광경이었고 무사히 착륙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이제는 그저 잘될 것으로 믿습니다.

룸벡 공항에 내립니다. ‘훅~’하고 뜨거운 공기가 밀려옵니다. 햇볕도 따갑습니다. 하지만 싫지 않습니다. 창고 같은 공항 건물로 들어갑니다. 지난 방문 때에 입국시켜주지 않겠다고 돌아가라고 실랑이했던 출입국 관리인도 오늘은 ‘웰컴’이라 말을 건네며 도장을 찍어줍니다.

공항을 벗어나 교구청으로 이동을 합니다. 룸벡 교구의 교구장 주교님과 총대리 신부님을 만나 뵙고 인사를 드리니 한국에서 온 새 신부들을 보고 무척이나 좋아하며 반겨주십니다. 함께 살아갈 젊은 신부들을 보니 기분이 좋으신가 봅니다.

룸벡에서의 일을 마치고 아강그리알로 출발합니다. 룸벡에서 쉐벳까지의 큰길을 지나 숲길로 들어섭니다. 쉐벳에서 아강그리알까지는 20km에 불과하지만 길이 험해 한 시간이 꼬박 걸립니다. 물론 차가 진흙탕에 빠지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그렇습니다.

마을을 2km 정도 남겨두었을 무렵 한 무리의 청년들이 보입니다. 알록달록한 플래카드와 깃발을 든 청년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있습니다. 저희를 환영하는 무리라고 합니다. ‘We welcome you Fr. Francis and Peter!’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아는 얼굴들이 있어 더 반갑습니다. 그들을 뒤로하고 1km쯤 더 가니 또 다른 이들이 모여 있습니다. 교리교사들입니다. 그들 역시 목청을 높여 저희를 환영해줍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을에 도착하자 성모회와 아이들이 나와 저희를 에워싸고 함께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행진을 합니다.

지극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기운이 넘쳤습니다. 이곳이 앞으로 살아갈 곳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오늘 하루는 절대 잊히지 않을 날이 될 것입니다. 두고두고 추억 하고 이야기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날을 기대해 봅니다.



◆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봉사자를 찾습니다.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는 수단 아강그리알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구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평신도 봉사자를 찾고 있습니다.

신체 건강하고 독실한 신앙심을 가진 이는 누구나 봉사의 문을 두드릴 수 있습니다. 특별히 현지 주민들의 건강을 돌볼 간호사 등 의료인, 공소 등 건물 설비와 전기시설 분야 자격증을 갖고 있거나 관리 경험이 있는 신자, 농업 분야 경험자 등의 동참을 기다립니다. 봉사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은 복음화국과의 논의를 거쳐 결정합니다. 뜻 있는 신자들의 관심을 청합니다.

※ 문의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 사진 김민경 (수원교구 해외선교부 평신도 봉사자)
 


※수단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도움주실 분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후원계좌 03227-12-004926 신협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수원교구 아프리카 수단 선교 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6-1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2

시편 63장 5절
정녕 주님께서 제게 도움이 되셨으니, 주님 날개 그늘 아래서 제가 환호하나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