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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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신부의 수단에서 온 편지] (2) 치유하시는 분은6000원이 없어 치료받지 못한 패트릭

6000원이 없어 치료받지 못한 패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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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벳은 저희가 맡고 있는 선교지 안에서 가장 번화한 마을입니다. 남수단을 가로지르는 국도 변에 있어 본당이 있는 아강그리알보다 인구가 훨씬 더 많은 마을이지요. 그래서 이곳에는 주일마다 신부가 나가 미사를 드리고 옵니다.

이날도 한 신부님께서 쉐벳으로 가서 주일미사를 드리고 오셨습니다. 그런데 돌아오실 때 한 아이를 데리고 오셨습니다. 이름은 패트릭,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먼 도시로 일하러 떠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패트릭은 어린 동생 둘과 친척 집에 맡겨진 상태였습니다.

한 신부님께서 이 아이를 아강그리알로 데려오신 이유는 아이의 상처를 치료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이를 진료소로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발목 위로 매여 있는 붕대를 조심스럽게 풀어보았습니다. 아이의 상처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상처가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된 상처 부위는 심하게 부어있었고, 500원 짜리 동전 다섯 개는 들어갈 만큼 넓고 깊은 상처에는 고름이 잔뜩 끼어있었습니다.


 
▲ (사진 김민경 (수원교구 해외선교부 평신도 봉사자))
 

‘아! 어떻게 이런 상처를 갖고 지낼 수 있었을까?’ 어떻게 된 일인지 아이에게 물어보았더니,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지만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매번 치료비로 20파운드를 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20파운드면 우리 돈으로 6000원 정도 되는데, 이곳에서는 사나흘 열심히 일을 해야 벌 수 있는 돈입니다. 이곳 사람들에게는, 특히 동생들을 돌보며 살고 있는 패트릭에게는 큰 돈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날부터 매일 패트릭의 상처를 치료해주었습니다. 상처를 소독하고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았습니다. 며칠이 지나니 부기가 가라앉는 것이 보였고, 더 이상 고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주일이 지나자 새 살이 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상처가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상처가 나아가면서 패트릭의 얼굴도 조금씩 밝아졌고 말수도 늘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상처를 낫게 해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시지요.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패트릭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아직 치료가 조금 더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글이 한국에 전해질 즈음에는 완쾌되어 집으로 돌아가게 되겠죠. 또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사제관 입구에 마련된 진료소에는 매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요즘은 우기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오고 있어 감기에 걸린 환자들이 많습니다. 특히 말라리아에 걸린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들은 아파도 갈 곳이 없습니다. 병원이 있다 해도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를 찾아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간단한 치료와 약 처방 뿐입니다. 그래도 저희를 믿고 찾아주어 고맙습니다. 그리고 작으나마 도움이 되어 줄 수 있어 다행입니다.-

◆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봉사자를 찾습니다.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는 수단 아강그리알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구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평신도 봉사자를 찾고 있습니다.

신체 건강하고 독실한 신앙심을 가진 이는 누구나 봉사의 문을 두드릴 수 있습니다. 특별히 현지 주민들의 건강을 돌볼 간호사 등 의료인, 공소 등 건물 설비와 전기시설 분야 자격증을 갖고 있거나 관리 경험이 있는 신자, 농업 분야 경험자 등의 동참을 기다립니다. 봉사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은 복음화국과의 논의를 거쳐 결정합니다. 뜻 있는 신자들의 관심을 청합니다.

※ 문의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수단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도움주실 분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후원계좌 03227-12-004926 신협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수원교구 아프리카 수단 선교 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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