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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신부의 수단에서 온 편지] (18) 케냐에서의 ‘세 번째 임무’ 수행기

아강그리알로의 무사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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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주, 기껏해야 한 달 정도를 계획하고 나갔던 나이로비 출장은 두 달하고도 오 일이 더 지나서야 끝이 났습니다. 1월 6일에 신청되었던 면세 서류는 정확히 두 달이 지난 3월 6일에서야 제 손에 들어오게 되었죠.

면세 서류를 받은 다음에도 문제는 있었습니다. 어떤 문제였냐고요? 건설 자재를 판매하는 회사와의 문제 그리고 트럭과 관련된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가 남수단에서 와야 할 면세 서류와 씨름을 하고 있는 동안 케냐도 아프리카라는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수요일 저녁에 발급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룸벡 교구 사무실 직원과 ‘금요일 아침’에 트럭을 불러, 짐을 싣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에 트럭을 보내고 저는 월요일 비행기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금요일 아침이 되었습니다. 8시 30분, 교구 사무실에 나가보니 아직 트럭이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금 기다리니 트럭 기사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나이바샤에서 출발해 가는 길인데 경찰에게 검문을 당하는 중이다’라고 합니다. 나이바샤는 나이로비에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마을입니다. 이 말은, 적어도 두 시간은 더 기다려야 나이로비에 도착한다는 말이죠. 그런데 관건은 언제 경찰에게서 풀려나느냐는 것입니다.

경찰에게 검문을 당한다는 것도 의문입니다. 빈 차니까요. 나이로비에 와야 짐을 실을 차니까요. 아무튼 두 시간이 지나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데 하는 말이, ‘이제 경찰에게서 풀려났다’. 저희는 그럼 당연히 두 시간 뒤에는 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지 않아 오후 2시경 트럭 기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의 대답은 ‘이제 출발한다.’였습니다. 휴…. 하루를 날렸습니다. 이 시간에 출발을 하면 와도 일을 못합니다. 저희 짐들은 너무 부피가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 네 군데 공장에 보관 중이거든요. 공장이 문을 닫으면 일을 못하게 되죠. 결국 토요일 아침에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 트럭이 공장 지역에 도착해 있답니다. 하루가 지체됐지만 오늘은 이상 없이 보낼 수 있겠지 하고 나가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건설 자재 회사가 이상한 말을 합니다. ‘만들어 놓은 펜스 폴대 중 70개를 도난당했다.’ 이런, 이 말을 믿어야 할지…. 월요일까지 만들어주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오늘도 트럭을 출발시킬 수 없다는 얘깁니다.

결국 트럭은 토요일에도 월요일에도 출발하지 못했습니다. 월요일에 출발하지 못한 건 물탱크 회사에서 약속과 다르게 물탱크를 오후 늦게 보내줘서입니다.

화요일이 되어서야 모든 작업이 완료가 되었고 트럭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문제들로 연기에 연기가 되다가 마침내 완료가 되었고, 저는 바로 다음날인 수요일 비행기로 돌아왔습니다.

참 힘들게 세 번째 임무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사이 건설 봉사자들은 없는 자재로 공사를 거의 다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감사드리고요.

드디어 케냐의 생활이 끝났습니다. 앞으로는 다시 아강그리알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겠네요. 다시 돌아온 아강그리알은 ‘아~ 덥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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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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