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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 박해기 - 강제 수용소의 선교사들] (6) ‘고아 학살죄 씌워 추방’

공산당은 신자들 체포해 신부 고발하라고 협박/ 고아원 운영 선교사에게 고아 학살죄 씌워 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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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에 의해 강제 추방당하는 외국인 선교사들 중에는 보청기가 원인이 돼 갖은 고초를 겪은 이들도 있었다.

평량(平凉)교구의 나부사(중국명 羅富沙) 신부와 나화(중국명 羅華) 신부가 추방당해 홍콩에 도착했을 때 도미니코회 미(중국성 米) 신부가 기차역으로 마중을 나갔는데, 이발을 못해 길어진 머리카락은 흐트러져있고, 굶주림과 고문을 겪은 몸은 매우 수척했다고 한다. 이들이 체포당한 죄목은 간첩활동이었다. 팽(중국성 彭) 신부는 나이가 들어 청력이 떨어져 보청기를 꽂고 다녔는데, 당시 중국 정부는 그 보청기를 무선기기라고 떠벌리며 그를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오갈 데 없는 고아들을 돌보던 선교사제들은 더욱 기가 막힌 죄를 뒤집어쓰기도 했다.

미란외방전교회(米蘭外方傳敎會) 산도화(중국명 山度和) 신부와 김마나(중국명 金馬羅) 신부 고아원을 운영하던 중에 세 번이나 인민재판을 받아야 했다. 그들의 죄목은 ‘고아 학대죄’ 또는 ‘고아 학살죄’였다고 한다. 공산당들은 신자 30명을 체포해, 이들에게 신부들을 고발하라고 협박했는데 그 중에 24명이 신부들은 죄가 없으니 풀어주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공산당들은 고아원을 운영하던 선교사에게는 무조건 고아 학살죄를 씌워 국외로 강제 추방했다.



 
▲ 상해 주교좌성당 전경.
 
 
무창(武昌)교구 교구장 코왈스키 주교는 자선사업과 문화사업에 큰 공헌을 한 이로 잘 알려져 있었다. 특히 코왈스키 주교는 육영당(育嬰堂, 고아원)과 선도(善導)여자중학교를 비롯해 성 약슬의원(若瑟醫院)을 설립한 바 있다. 각 기관들은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설비도 최상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공산당들은 1951년 봄부터 무창(武昌)에서 외국인 선교사들을 추방하려는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다.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의 어린이 묘들을 발굴, 유골을 끌어내 광장에 전시하고 주교와 신부, 수녀들이 어린이들을 학살했다고 악선전을 하는 것이었다. 이어 공산당들은 코왈스키 주교와 서내덕 부주교를 체포해 인민재판대에 세웠다.

그 즈음 중국에서는 굶어죽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게다가 중국 풍속에 따르면 병든 어린이는 집에서 죽게 하지 않으려고 병이 들면 내다 버리는 사례도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가톨릭교회에서 제일 먼저 시작하고 또 제일 크게 펼친 사업이 바로 고아들을 돌보는 일이었다. 당시 신부들은 외출했다 돌아올 때마다 하루 평균 5~6명이나 되는 굶주린 어린이들을 데려와 양육했다고 한다. 하지만 공산당들은 도리어 인민재판장에 수만명의 인민들을 모아놓고 신부·수녀들이 30만 명의 어린이들을 굶겨 죽였다고 떠들었다.

사실 고아들은 대부분 버려진 어린이들로 심한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난치병에 걸리는 경우도 많아, 고아원으로 데려와서 잘 치료해줘도 사망률이 높은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공산당들이 군중들에게 고아들의 유골이라며 보여주고 전시한 것 중에는 동물의 유골도 많이 섞여있었다고 한다.

서양자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

서양자 수녀는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대만 유학을 거쳐 현재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대전관구에 소속돼 있다. 저서로는 「중국천주교순교사」, 「청나라 궁중의 서양 선교사들」 등이 있다.
서양자 수녀 (한국순교복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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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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