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일어나 비추어라] 프란치스코 교황과 예수회 영성

교황의 융통성·포용력·청빈·겸손의 근원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예수회 영성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2012년 교황이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시절, 화재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는 모습. 【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출신 첫 교황이다. 교황을 이해하는 첫걸음은 예수회 영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미국 예수회가 발행하는 가톨릭 주간지 「아메리카」(2013년 4월 29일 자)에 실린 제임스 마틴(예수회) 신부의 기고 ‘새 교황의 행동 양식’은 교황에게 절대적 영향을 미친 예수회 영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마틴 신부를 따르면, 예수회원들은 ‘영신수련’을 통해 하느님을 따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그것에 대한 애착으로부터 멀어지도록 초대받는다. 그 어떤 것을 향해서도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며, 부와 가난, 건강과 질병, 장수와 단명 가운데 어느 것도 선호하지 않는 ‘치우치지 않는 마음 상태’를 지니도록 요구받는 것이다.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찾기’

이는 베르골료 추기경이 교황직에 오른 놀라운 사실을 설명해준다. 예수회원들은 교회 내에서나 예수회 안에서 고위직에 오르려고 애쓰거나 야망을 품지 않겠다는 서약을 한다. 하지만 치우치지 않는 자유로움 또한 예수회 영성의 중요한 덕목이다.

예수회 영성을 요약하는 대표적 구절이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다. 예수회 설립자 이냐시오에게 있어, 하느님은 교회 울타리에 갇혀 계신 분이 아니다. 이는 모든 곳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 안에서 하느님을 만난다는 영성, 즉 온 세상을 포용하는 영성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공한다. 교황이 성 목요일 전례 때 로마 소년원 재소자들의 발을 씻겨준 일화는 이러한 영성을 잘 보여준다. 하느님은 재소자든, 이슬람 청소년이든, 모든 이들 안에 계신다.

예수회원은 ‘활동 중의 관상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자질은 그가 교황에 선출된 순간부터 증명됐다.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에 나와 통상적인 교황 축복부터 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끌벅적한 군중을 향해, 그는 침묵 가운데 잠시 기도해 달라고 요청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떠들썩함 속에서 고요함을 만들어낸 그가 바로 활동 중의 관상가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

다른 수도회 회원처럼 예수회원들도 가난(청빈) 서원을 한다. 이냐시오 성인은 예수회원들에게 가난을 어머니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는 가난한 사람으로 사셨던 예수를 본받기 위한 것이고, 둘째는 소유에 대한 욕구로부터 자신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다. 셋째는 그리스도가 사랑하셨던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서이다. 교황의 소박한 삶과 또 가난한 이들을 위한 행보는 가난에 대한 그의 우선적 선택을 잘 보여준다.

예수회 영성의 또 다른 특징은 융통성이다. 교황은 준비 없이 즉석에서 강론하는 것을 좋아하며, 군중 속 장애아동을 안아주기 위해 교황 전용차를 세운 일에서 보듯이 상황의 필요에 따라 스스로를 맞추는 것을 좋아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마디로 융통성 있는 교황이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6-1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시편 72장 7절
주님 나라에 정의가 꽃피게 하소서. 큰 평화가 영원히 꽃피게 하소서.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