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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비추어라] 내가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김종수 신부(로마 교황청 한인신학원장)

권위 벗고 하느님 백성과 ''''함께하는 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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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들에게 주님을 닮은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로마 인근 성당을 방문한 교황이 어린 양을 목에 두른 모습. 【CNS】

추기경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교황으로 선택한 이유는 교황이 선출 직후 첫 축복을 하며 하신 소박하고 짧은 말씀에 잘 담겨 있다. 교황님은 교황으로 선출됐다고 말하지 않고 로마 주교로 뽑혔다고 하셨다. 이어 로마 교구 신자들을 격려하고, 신자들을 축복하기에 앞서 주님께서 당신을 강복해주시도록 기도해 달라고 신자들에게 부탁하셨다. 그리고 침묵 중에 백성이 기도하는 동안 머리를 숙이셨다.

감동이 밀려왔다. 어느 주교에게서도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교황님은 그때 교황 권위를 나타내는 붉은 어깨보나 망토를 입지 않은 채 단지 흰 수단 차림으로 나오셨다. 그분 말씀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 이렇게 교황과 백성은 하나가 됐다.

교황님은 주님께서 그렇게 하셨듯이 사제들에게 목자가 되라고 말씀하신다.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십시오.” 이는 교황님이 로마 주교로서 처음으로 교구 신부들과 함께한 성유축성미사 때 강론으로 하신 말씀이다. 이 말씀 한마디만으로도 교황님 뜻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으리라.

그동안 사람들에게는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분, ‘함께하는 목자’가 필요했다. 사람들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에게서 바로 그 모습을 보고 있다. 교황님을 뵈면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라는 예수님 말씀이 저절로 떠오른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그리스도인이 혁명적이 되지 않으면 그리스도인이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물론 그것은 폭력적인 것과는 전혀 다르다. 십자가에 달려 죽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이 우리 마음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그렇게 표현하신 것이다. 교황님이 강조하시는 것은 복음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라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모든 순간 온전히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 되는 것이지 어떤 순간, 어떤 상황에서만 자기 신앙을 꺼내는 ‘시간제’ 그리스도인이 될 수는 없다. 교황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무 많이, 너무 많은 것을 말하지 마세요. 우리는 변함없이 일관된 삶으로, 온 삶으로 말해야 합니다.”

교황님은 오늘도 이렇듯 짧고 쉬운 말씀으로 우리에게 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신다. 교황님 말씀은 언제나 힘이 있다. 말씀이 쉽기에 더 그렇다. 교황님은 우리의 좋은 목자시다. 그래서 교황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듯하다. 교황님은 그 사람들을 통해 세상이 좀 더 복음적이 되기를 오늘도 기도하신다.


「프란치스코 교황」(가톨릭출판사)에 실린 김종수 신부 글 요약


▲ 김종수 신부(로마 교황청 한인신학원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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