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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비추어라] 프란치스코 교황 삶과 영성 <2>...주교·대주교·추기경 시절

가난한 이들 위해 직접 요리해 주는 ‘호르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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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이 2008년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시절 전철을 타고 가면서 대화하고 있다. 【CNS】


▲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주교 시절 대주교 관저가 아닌 아파트에서 식복사 없이 음식을 직접 해먹으며 지냈다. 【CNS】
 
겸손하고 통찰력 있는 예수회 출신 주교

1992년 5월 20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호르헤 신부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주교, 그리고 아우카의 명의 주교로 임명했다. 호르헤 주교는 6월 27일 주교품을 받으며 주교 사목표어를 이렇게 정했다.

‘자비로이 부르시니.’

교구 플로레스 지역의 주교 대리로 추기경을 보좌한 그는 자비로운 부르심에 충실한 주교였다. 이듬해 교구 총대리로 임명된 그는 가톨릭 대학 학생들과 교수들을 영성 지도했고, 플로레스 지역에 있는 젊은이들을 상담하고 고해성사를 주기도 했다.

호르헤 주교는 겸손하고 통찰력이 있었지만 동료 주교들에게는 그다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1997년 6월 3일 호르헤 주교가 (교구장 승계권을 가진) 부교구장으로 임명됐을 때 많은 이들이 놀라워했다. 그것은 큰 화제였다. 아무도 그가 교구장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자비로운 부르심’은 계속된다. 이후 그는 1998년 2월 28일 교구장좌에 착좌했고, 2001년 2월 21일 추기경에 서임됐다.



소외당하고 힘없는 자들의 대변인 교구장

호르헤 주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첫 예수회 출신 대주교로 항상 가난하고, 소외당하고, 힘없는 사람의 대변자로 봉사했다. 본인 역시 가난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영성을 살아갔다. 그의 영성은 이냐시오 영성수련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냐시오 영성수련은 자신을 알고, 예수님을 알고, 그 깨달음을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여기서 자신을 안다는 것은 인간이 죄인이며,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셔서 아들을 이 세상에 내려보내셨다는 것을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구체적으로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다. 인간을 사랑하는 하느님을 예수님을 통해서 만나는 것이다. 이 만남은 바로 겸손과 사랑 그리고 가난한 자, 소외 받는 자 등과 함께하는 것이다.

자비로운 부르심에 순명한 그는 또 진정으로 자비의 은총 안에서 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호르헤 대주교는 대주교 관저에 살지 않고 주교관 2층에 있는 아파트에서 식복사와 운전기사도 없이 살았다. 택시를 타지 않고 항상 대중교통, 버스, 지하철을 이용했다. 많은 사람이 대주교를 지하철에서 보았다는 소문을 들으며 진짜인지 의심할 정도였다. 특히 그는 대주교라는 호칭보다는 ‘호르헤 신부’라 불리기를 원했다.

그는 또한 교회의 제도가 선교를 위해 불필요한 것이라면 벗어 던지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미혼모 자녀들에게 세례를 주지 않는 사제들을 질타했고, 심지어 그들을 교회의 위선자들이라고 했다. 2012년 강론 중에는 나병환자를 목욕시키고 창녀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지 않는 사제들을 ‘성직자적 위선자’라고 질타했다. 교구 내 빈민촌을 위한 사제단을 결성해 가난한 이들의 아픔과 상처를 함께 나누고 살아가도록 했으며 자신 역시 정기적으로 그곳을 방문하고 함께 식사하고 성탄절에는 직접 요리도 했다.



스스로 가난을 실천한 추기경

호르헤 추기경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활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도 가난을 실천했다. 그는 추기경으로 서임됐을 때 새 옷을 맞추지 않고 전임자의 옷을 고쳐 입었다. 서임식에 참석하려는 많은 사람에게 그 경비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도록 청했다. 그는 세속주의와 물질주의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취했다. 이런 입장을 표명할 때 그는 항상 개인적인 입장에서가 아니라 영적이고 공적인 입장에서 비판했다. 이는 바로 그가 가지고 있는 영성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이기에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은 바로 그 안에 있는 예수님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젊은이와 노인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 인간이 소비재가 아님을 역설하며 소비주의 문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던 그가 2013년 3월, 교황좌에 앉았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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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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