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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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비추어라]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 청년들은 신앙의 의미를 찾고 있다

살아있는 신앙체험 원하는 청년에게 희망의 표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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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는 교황 방한을 계기로 그리스도가 보여주는 희망의 표징을 청년들에게 보다 구체적이고도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8월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젊은이들과 스마트폰으로 기념촬영하는 모습. 【CNS】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 청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한국 청년들은 한국교회에 무엇을 바랍니까?”

이 물음은 지난 3월 로마 바티칸 방송국의 라디오 기자가 교황청 로마 한국신학원을 방문하여 몇몇 신부들을 인터뷰하면서 유학 중인 한 한국 사제에게 건넨 질문이다. 그 기자가 건넨 두 질문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정말 한국의 가톨릭교회가 청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청년들은 과연 교회에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 아니, 질문의 순서를 바꾸어 이렇게 자문해 보면 어떨까?

‘지금 한국 청년들이 교회에 바라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이에 대해 한국교회는 그들에게 얼마만큼 채워 주고 있습니까?’

25년 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방한을 계기로 한국 천주교회의 교세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양적으로 많은 영세자가 생겼고 사제 수가 늘어났다. 특별히 청년들을 사랑하시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한국 청년들이 민주화 운동에서 보였던 헌신과 희생의 가치를 높이 사며,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와 쇄신, 정의와 평화에 목말라하던 청년들에게 빛과도 같은 메시지를 던져 주셨다.

이 때문이었을까? 청년 신자들은 본당 공동체를 중심으로 활발한 청년 공동체를 만들어가며 신앙생활을 하고 다양한 봉사에 뛰어들었다. 또 주일학교 교사회 역시 청년들이 주를 이루며 운영되었다. 이렇게 청년들은 이른바 본당의 일꾼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그런데 20여 년이 지난 오늘, 본당에는 이렇게 여러 행사에 노력봉사로 동원될(?) 청년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에 많은 이들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말한다. 교회가 급박하게 변화되는 세상에 발맞추지 못하기 때문일까? 청년들이 보기에 교회가 답답하고 권위주의적으로 보여서일까? 아니면 청년 영세자가 줄어서일까?

참 아이러니하게도 본당에서는 청년 신자를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하지만 청년 영세자는 오히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5년을 주기로 실시하는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20~30대 수는 2005년과 2010년에 각각 4, 7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청년 영세자의 숫자는 같은 시기에 1.82, 1.77 등 상대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낸다. 자, 그러면 이렇게 늘어나는 청년 신자들은 어디에 있을까? 다들 냉담 중인가?

본당에 청년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 것은 아니다. 본당만이 교회는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가톨릭 신자의 신앙생활 근거지는 본당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한국 청년들은 정해진 날, 정해진 본당에서 신앙생활을 보장받고 살기엔 삶이 너무 고단하다. 청소년기 입시 지옥의 관문을 거치자마자 각종 연수와 자격증 따기, 좁은 취업의 관문이 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청년들은 삶의 의미를 찾아 피정과 성경공부, 그리고 사회봉사의 문을 찾아다니며 두드리고 있다.

이제 이 글의 서두에서 꺼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정리해 볼까 한다.

청년들은 신앙의 의미를 찾고 있다. 맹목적으로 따라야 하는 신앙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고 체험한 신앙의 의미를 찾고 있다. 즉 살아 있는 신앙체험의 기회를 바라고 있다. 비록 교적이 있는 본당에서 꾸준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그들 삶의 자리에서 신앙적 위안을 찾는다.

교회는 이번 교황 방한을 계기로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는 희망의 표징을 청년들에게 더 구체적이고도 지속적으로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희망을 전하는 그리스도의 제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독려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에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몇 가지 실천 방향을 제시해 본다.



1. 청년들이 교회 어른들 혹은 유명 인사로서 신앙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과 만나 삶과 신앙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든다.

2. 다양한 기도의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도학교’ 혹은 ‘피정’의 장을 마련하여 청년들의 영적인 성장을 돕는다.

3. 걷기 열풍이 불고 있는 세태에 교회가 다양한 도보 성지순례를 통해 청년들이 신앙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4. 정기적으로 고정된 지역에서 청년 미사가 열린다면 청년들이 자신의 신앙을 다시금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5.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영성을 닮아가며 예수님을 따른다는 차원에서 교황님의 어록을 중심으로 그분의 영성을 배울 수 있는 모임을 마련한다. 여기에서 하느님 말씀, 사회교리, 사회봉사 등 다양한 면의 신앙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제공=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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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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