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레시오회 돈보스코 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가 실시한 `가톨릭 청소년의 윤리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는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가정과 교회 차원의 교육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특히 청소년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비율이 평소 불만을 해소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청소년들이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돕는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운다.
청소년들은 `어려움을 느끼거나 불만족스러울 때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는가?`라는 질문에 45.9가 `어렵지만 그 상황에 직면한다`고 대답했고, 37.6가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진다`, 11.6가 `죽어버리고 싶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 4.6가 `술을 마시고 싶다`고 답했다.
불만 해소 방식과 자살 충동과의 상관성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에 `죽어버리고 싶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27.8가 자살을 `자주 생각한다`고 답한 반면 `어렵지만 그 상황에 직면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같은 질문에 2.7만이 `자주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진다`고 답한 응답자는 5.6, `흡연이나 음주를 생각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2.7가 자살을 자주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청소년들에게 문제 상황에 직면할 줄 아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심리상담 등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의 고민 해결을 적극 도와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청소년들이 현재 자신의 가정에서 느끼고 있는 감정 상태와 자살 충동과의 관계성을 조사한 결과, 상당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가정에서의 관심과 교육의 필요성을 확인시켜준다.
현재 가정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표현하며 지낸다`고 답한 응답자의 경우 2.9만이 자살을 `자주 생각한다`고 답한 반면, 가정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17.8가, 부모와 잦은 의견 충돌을 경험하는 응답자는 10.2가, `나이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 응답자는 9.5가 자살을 `자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자살 충동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자살은 안 된다`는 교회 가르침에 대해 찬성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가정에서의 감정 상태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왔다.
`현재 가정에서 자신이 어릴 때보다 성숙해졌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48.1가, `가정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표현하며 지낸다`고 답한 응답자는 43.6가 `매우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가정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 응답자는 25.6만이 `매우 그렇다`고 답해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즉 가정에서 성장과 성숙을 경험하고 자기 자신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청소년들이, 가정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부모와 의견 충돌을 경험하는 청소년들보다 `자살은 안 된다`는 교회 가르침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서연 기자 kitty@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