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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35> 이스라엘 백성은 왜 성막을 만들었을까?

하느님 만나 대화하는 거룩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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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 세운 성막.
 
 
   고대 근동 사람들에게 자신의 신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거나 움직인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신들에게는 저마다 다스리는 관할 영역이 있으며, 그곳을 벗어나면 힘을 쓸 수 없다고 믿었다. 또 이들은 신전을 만들어 신들의 장소와 사람들이 살아가는 장소를 분리시켰다.

 이스라엘 백성 역시 하느님을 위한 공간인 성막(聖幕)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의 성막은 당시 근동에서 갖고 있던 신전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해 시나이 광야에 도착했을 때, 모세는 시나이 산에서 사십일 동안 머무르며 하느님에게서 십계명이 적힌 돌판과 성막에 관한 법규를 받는다. 성막에 관한 법규는 성막을 짓는 방법부터 그 안을 장식하는 방법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너는 가늘게 꼰 아마실, 자주와 자홍과 다홍 실로 짠 천 열 폭으로 성막을 만들어라. 커룹들을 정교하게 수놓아 그 폭을 만들어야 한다. 폭의 길이는 스물여덟 암마, 각 폭의 너비는 네 암마로 하되, 폭마다 치수를 같게 하여라. 다섯 폭을 옆으로 나란히 잇고 다른 다섯 폭도 옆으로 나란히 이어라…"(탈출 26장 참조).

 성막은 내부와 외부를 나눠 거룩한 곳과 거룩하지 않은 곳을 구별해놓았다.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인 성막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동쪽 하나밖에 없었고, 이 문을 통해서만 성막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성막은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는 공간으로, 이스라엘 최초 성막은 천막 형식으로 운반이 가능했다. 이는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동할 때나 행진할 때 성막은 늘 그 가운데 있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의 삶 중심에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 성막은 하느님 현존의 증표였고, 실제로 하느님께서는 성막을 매개로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계셨다. 성막이 이스라엘 백성의 생활 중심부에 위치했던 것은, 당시 신전들이 사람이 사는 거주지와 떨어진 곳에 건립된 것과는 대조된다.

 성막에는 `하느님 말씀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사상이 깃들어 있다. 유다인들은 예로부터 말에는 힘과 인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무한한 능력을 지닌 하느님 말씀은 반드시 이뤄진다고 믿었다. 유다인들이 성막을 세운 목적은 하느님과 대화하기 위해서였다. 종교는,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시고 백성은 그 말씀을 듣고 응답하는 데서 형성된다.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는 무엇보다 대화로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성막은 사람 뜻이 아니라 하느님 뜻에 의해 지어진 것이라고 믿었다.

 또 성막은 신앙이 세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며, 사람들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성막의 영적 의미는 이스라엘만이 아닌 모든 인간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 사랑의 표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막은 교회의 예표이며, 하느님과 대화하기 위해 만나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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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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