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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57. 제가 왜 이럴까요?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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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 사랑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공부도 제가 벌어서 했습니다. 그래서 열등감이 강한 편입니다. 그러던 중 직장 선배 덕분에 성당에 나가게 됐습니다. 신심 단체에도 가입해 선배들에게 사랑받아 행복했습니다. 열심인 신앙인이 되고 싶어서 수덕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수도자에 대한 꿈을 키웠습니다. 수도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에 극기 생활을 하기로 하고, 담배와 술을 끊고 기도 시간을 늘렸으며 자기 성찰 시간과 고해성사를 자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를 보고 신자분들이 칭찬해 주시고 우리 본당에도 수도자가 난다며 기뻐하셔서 흡족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제 마음이 조금씩 변해감을 느낍니다. 성당에서 기도할 때는 행복한데 신자들을 만나면 자꾸만 잔소리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왜 저렇게 밖엔 살지 못하지’ 하며 무시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요즘은 신자들이 저를 피하는 듯해서 불쾌하기도 하고요. 나름 열심히 살려 노력하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요?



답: 형제님이 수도자적인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갖춘 것은 좋은 일입니다. 요즘처럼 엇나간듯한 사회적 분위기 안에서 반듯하게 살고 싶다는 의지를 갖춘 분들은 사회적으로 아주 중요한 분들입니다. 사회가 부패해 가는 것을 막는 방부제와 소금 같은 역할을 하는 분들이지요.

그런데 왜 그런 심리적 현상이 생기는가? 형제님의 열등감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아 그렇습니다. 열등감의 기원이 어떻든, 열등감은 야심으로 변질합니다. 때로는 열등감이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형태를 취하기도 합니다. 즉, 다른 사람들 위에 오르고 싶은 우월 욕구를 도덕ㆍ종교적 영역에서 취함으로써 열등감을 해소할 때 형제님과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알프레트 아들러(1870~1937)는 야심이 종교적인 문제에 얼마나 깊이 개입하기 쉬운지를 입증했습니다. 아들러는 “열등감이 강한 신앙인들은 자신의 지나친 야심을 타인에 대한 도덕적인 판단으로 충족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아 추구는 도덕 영역에 있으므로 다른 사람을 도덕적으로 경시하는 것이 자신을 높이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행동을 한 다음에 자아 성찰을 하고 자기 비판을 하며 고치려는 노력도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의식적으로는 고치려 해도 무의식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계속 단죄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의식적인 단죄는 의식적인 것보다 더 건전치 않다고 합니다.

‘자기의 자아 우월’(ego supremacy)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도덕ㆍ종교적으로 하찮은 내용을 사소한 것까지 지적하면서 스스로 거룩한 자로 만들려는 무의식적인 의도를 지칭하는 말인데, 어떤 공동체든 타인이 피곤할 정도로 잔소리하는 사람이 바로 여기 해당합니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좀생이’라고 부릅니다.

성인들은 마음의 그릇이 큰 분들이었습니다. 말없이 다른 사람들의 편안함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고, 그런 삶 안에서 행복감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성인들을 마음의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여기고 그분들께 의지하고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형제님의 삶은 성인과는 거리가 멉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살면 수도원에서 받아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형제님을 사랑해준 사람들마저 다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비록 인간적인 하자가 있을지라도 편안하고 재미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형제님처럼 만나면 피곤함을 안겨주고 무엇인가 눈치를 보게 하면 사람들은 형제님을 꺼리게 됩니다. 가까이하기엔 피곤한 사람은 왕따를 당할지도 모르니 주의하실 일입니다. 스스로 군자인 양하는 삶은 당장 치워 버리고 신자들과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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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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