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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59. 트라우마란 무엇인가요?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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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요즘 트라우마란 말이 자주 사용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심리 상태를 뜻하며 치료법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답: 세월호 참사 후 유족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을 트라우마라고 하는 것은 아실 것입니다. 트라우마는 참혹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갖는 ‘심리적 외상’입니다. 트라우마는 일반적인 상처와 달리 아주 심각한 심리적 상처입니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을 정신의학에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태에 놓였다고 말하기도 하지요.

트라우마가 생긴 사람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것은 그 참혹한 사건이 잊히지 않고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기억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음에도 생생하게 과거의 현장 속에 다시 내동댕이쳐져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가끔 어떤 이들은 무책임하게 “다 잊고 새로 출발해. 과거는 다 흘러간 거야. 고통이 인간을 성숙하게 한다잖아”라며 위로가 되지 않는 무책임한 말을 고통당한 사람들에게 쏟아붓습니다. 이런 말들은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함에서 비롯됩니다.

스트레스는 우리가 흔히 아는 가벼운 심리적 고통을 말합니다. 이러한 힘겨움은 잘 견디면 약이 되기도 합니다. 아픈 만큼 성장한다는 것이지요. 치료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바람을 쐬러 나간다거나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와 잡담을 해도 없어집니다. 스트레스는 심리적으로 완전히 붕괴한 상태가 아니기에 약간 무너진 부분을 다시 손을 보는 정도로 고칠 수 있지요.

그러나 트라우마는 다릅니다. 트라우마는 심리적인 상태가 전반적으로 붕괴한 상태, 소위 ‘심리적 쓰나미’를 당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통제할 수 없고 회복하기도 너무 어려운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트라우마는 신경증적인 질병이 아니라 심리적 재난 상태입니다.

이런 트라우마는 전쟁을 겪은 군인들이 가장 심각합니다. 전쟁터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부상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경험한 군인들은 귀향해서도 여전히 마음이 전쟁터에 머물러 있어 괴로움을 겪습니다. 이를 훨씬 나중에 병으로 인지하고 치료를 시작한 것입니다. 전쟁터뿐만 아니라 각종 참사 현장과 화재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대원들, 과거 성폭행을 당한 사람 등 인간의 힘으로 감내하기 힘든 일을 겪은 사람은 심각한 심리적 후유증에 시달리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엔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트라우마를 겪은 분이 적지 않습니다. 어르신들 대부분은 6ㆍ25전쟁이라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으며, 중년층은 군부 독재정권(광주에서의 학살과 고문 등)으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도 IMF라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습니다.

작은 땅덩이에 살면서 정말 인간으로 견디기 어려운 여러 심각한 재난을 겪었으니 아이들이 ‘헬 조선’을 외칠 만도 한 것입니다. 거기다 아직도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고, 수시로 전쟁 분위기마저 고조되니 한국인 전체가 트라우마 환자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혼란스럽고 불안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심리적인 건강함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신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인간이 가진 심리적 문제들은 인간의 지식이나 지성으로 해결하기엔 버거운 것이 많습니다. 더욱이 인간의 의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선 심리적 과부하가 걸릴 위험성이 큽니다. 그런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도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고백하고 신의 도움을 청하면서 심리적 과부하를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대화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죽음과 관련된 엄청난 트라우마를 겪으면 ‘잊어야 한다’,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아무리 말해봐야 소용이 없다. 완료되지 않고 중간에 툭 끊어진 욕구를 마음 안에서 충분히 완료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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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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