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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하이라이트2) 왜 화를 자주 낼까요? (하)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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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 남편이 너무 자주 화를 냅니다. 집안일이건 회사 일이건 심지어 성당에서 단체활동을 하면서도 집에만 오면 화를 냅니다. 화를 내는 이유를 들어 보면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되는데, 지나치게 자주 화를 내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싶습니다.



답 : 화를 다스리는 두 번째 방법은 세상사가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하느님 뜻대로 돼 간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잘못되면 짜증을 내고 화를 냅니다. 심지어 하느님께 삿대질하기도 합니다.

‘주님의 기도’를 할 때마다 주님 뜻이 이뤄지게 해 달라고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기도를 바치니 세상사가 다 내 뜻대로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청개구리 심보이지요. 그러니 조금이라도 기도가 이뤄지지 않으면 하느님께 화를 내거나 냉담하는 것입니다.

뉴스에 가끔 행복지수가 낮은 나라와 높은 나라를 비교하는 기사가 납니다. 그런데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행복지수가 높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모든 것을 신의 뜻으로 알고 마음을 내려놓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 데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안달복달 짜증을 내기에 그렇습니다. 따라서 일이 잘 안 풀리고 마음에 들지 않을 때일수록 하느님 뜻이 무엇인가를 찾고 의탁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적개심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유치하고 이기적인 자기 마음을 달래는 것입니다. 남녀노소 자기에게 잘해 주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약해집니다. 선물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원수 같은 사람일지라도 나에게 잘해 준다면 쌓였던 앙금이 순식간에 풀리는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따라서 누군가가 죽도록 미울 때는 그 사람이 나에게 잘해 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혹은 앞으로 받을지도 모르는 것에 대해 미리 생각해 봐도 좋습니다. 어떤 본당 신부가 신자들이 속을 썩여도 늘 싱글벙글해서 비법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화가 날 때마다 영명축일에 받은 선물을 생각하고 그래도 화가 나면 내년에 받을 선물까지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고 하더랍니다. 한 번 따라 해 보시길 바랍니다.

네 번째는 미국의 뇌과학자 질 볼티 테일러 박사의 방법입니다. 테일러 박사의 실험에 의하면, 마음에 분노가 일어나 몸 안에서 맴돌다 밖으로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90초라고 합니다. 어떤 분들은 “화가 나면 온종일 가는데 무슨 소리냐”고 따질지도 모릅니다.

사실 우리는 한 번 화가 나면 몇 분이 아니라 몇 시간 동안, 때로는 며칠 동안 화가 안 풀어져 힘들어하곤 합니다. 그러나 90초 이상 지속하는 화는 첫 번째 주제가 아니라 연이어 떠오른 다른 생각들 때문에 화가 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화가 났을 때는 딱 90초만 시간을 보내면 웬만한 화는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 방법은 화가 났을 때 훌륭한 음악, 그림 혹은 사진을 감상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울 때 엄마는 아이 눈앞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무엇인가를 보여 주면 아이들은 울음을 그칩니다. 마찬가지로 어른들 역시 마음은 어린아이이기에 화가 난 자기 마음 앞에 보기 좋고 듣기 좋은 무엇인가를 놓아주면 순식간에 마음이 돌아서서 웃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어르신은 화가 나면 금고를 열어 본다고 합니다. 금고 안의 돈 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아주 편해진다는 것이지요. 돈 좋아하시는 분들은 따라 해 볼 만하지요.

마지막은 평소 즐겁게 노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대개 적개심이 많은 분은 잘 놀지 못합니다. 적개심이 의심을 만들고 사람을 멀리하게 하기 때문인데, 그럴수록 놀이판에 자주 끼어야 합니다. 물론 심한 돈놀이 판은 전혀 도움이 안 되고 낄낄거리고 놀 수 있는 놀이판이어야 합니다. 마음은 길들이기 나름이라 재미있는 놀이를 계속하면 ‘재미의 길’이 만들어져서 화통한 마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채근담에는 “거센 바람 성난 비에는 새들도 근심하고 갠 날씨 따뜻한 바람에는 초목도 기뻐한다. 가히 알지로다. 천지엔 하루도 온화한 기운이 없어서는 안 되고 사람의 마음에는 하루도 기쁜 정신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내가 화를 내면 새도 개도 사람도 다 떠나 외로운 처지가 되고, 내 마음이 화창하면 모두 나에게로 오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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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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