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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사랑의 울타리' 공부방 주인되기 프로젝트

공부방 주인은 바로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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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울타리` 공부방을 만장일치 합의로 꾸민 뒤 기념촬영을 하는 청소년위원회 위원들과 트르와 사랑의 성모수녀회 수도자들.
 
 청주시 흥덕구 수곡2동 영세민 임대아파트 2000가구에 단 하나밖에 없는 공부방 `사랑의 울타리`가 지난 12월30일 새 주인을 맞았다.

 2003년부터 4년간 사랑의 울타리를 이끌어온 트르와 사랑의 성모수녀회(원장 마가레트 코스텔로 수녀) 수도자들이 뒷전으로 물러서고 그 자리를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 차상위 가정 어린이와 청소년 50여명이 채우고 새로운 집주인으로서 집들이를 한 것. 이는 아이들을 더 이상 사회복지 서비스 수혜자가 아니라 `주인`이라는 사실을 지역사회 안팎에 공표한 것으로, 이날부터 공부방 운영은 이 지역 청소년 20명으로 구성된 `청소년 위원회`에 맡겼다.

 지난해 10월께부터 시작된 `주인되기 프로젝트`를 통해 새 주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해온 청소년들은 2개월여만에 자신들만의 보금자리를 새롭게 꾸며 엄마와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선보였다. 친구들끼리 모둠을 만들고, 아이디어를 짜내고, 모두가 동의하는 만장일치 과정을 거쳐 `큰 공부방`과 사무실, 야간공부방 `꿈비교실`이 초록꿈이 영그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책상과 의자, 컴퓨터, 정수기, 냉난방시설, 이중창이 새로 설치됐고 벽지도 새로 붙여 아이들만의 상상력이 총동원된 그림을 그려넣았다. `사랑이 넘치는 방`이라는 뜻에서 하트(♡) 이미지와 바닷속 풍경, 행복 나무가 벽에 그려지고 천장에는 구름이 그려 붙였다.

 동아리 `신채호축구단` 일원으로 청소년위원이 된 유문수(13, 한솔초교 6)군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정말 주인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집들이를 앞두고 가능한 한 친구들이 편안하게 이용하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공간을 새로 꾸미는 데 든 비용 450여만원은 지난해 3월26일 평화신문 제864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에 소개되며 들어온 성금 1038만원에서 충당했다. 나머지 성금 550여만원은 공부방 숙원이던 전용차량을 마련키로 하고 최근 2000만원짜리 새 승합차를 샀고, 차를 사며 빚진 할부금은 수도회에서 후원금을 모아 갚기로 했다.

 청소년위원회는 이날 특히 제3회 송년의 밤 행사를 통해 자신들의 가정과 자기네 삶을 그린 뮤지컬과 `왕따(따돌림)`를 소재로 한 연극을 공연, 청소년들과 함께 지역사회 어르신들과도 공감대를 이뤘다. 청소년위원회는 두번째 프로젝트로 이달말로 예정된 겨울캠프를 자신들의 힘으로 꾸릴 계획이며, 올 여름에는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연극을 스스로 제작해 공연키로 했다.

 송영란(안젤라) 수녀는 "그간 많은 동아리 활동과 방과 후 공부를 통해 아이들에게 문화생활을 정착시키고자 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차 그 생명력을 잃어가는 것을 체감했다"며 "주인되기 프로젝트는 더 이상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구속하지 않고 아이들이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찾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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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7-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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