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교회 밖으로 나가 하느님 사랑 선물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 교구 ‘가정방문실’과 함께 어려운 이웃 가정방문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12월 5일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을 잇따라 방문한 이병호 주교가 가정방문실 이영일 수녀와 선물 보따리를 들고 어려운 가정을 향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 이병호 주교가 필리핀 여성 에블린씨를 격려해주고 있다. 이정훈 기자
 
전날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12월 5일 오전,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교구청 밖으로 나섰다. 남들보다 더한 어려움 속에 힘겹게 겨울을 보낼 이웃을 떠올리며 내디딘 발걸음이다. 주교복을 잠시 내려놓고 편한 차림에 목도리를 걸친 이 주교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따스한 미소를 전하는 친근한 할아버지였다.

이 주교는 여든을 훌쩍 넘긴 할머니부터 결혼 후 한국에서 어렵사리 살아가는 필리핀 이주민 여성까지, 전주 시내 곳곳에 사는 다섯 가정을 찾았다. 양손에 먹을거리와 성금을 가득 든 이 주교는 일일 산타였다.

“여기 전주 Bishop(주교님)이세요? 아이고, 어떻게 이곳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서툰 말로 이 주교와 한참을 이야기 나누던 필리핀 여성 에블린(50)씨는 자신의 가정사와 한국 생활을 일일이 들어주던 사제가 주교란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며 연신 머리를 숙였다. 이 주교는 “어디 아픈 곳은 없느냐”, “아이들은 몇 살이고, 학교는 어디 다니느냐”는 등 사소한 것까지 물었다. 이어 에블린씨가 “아직 한국 국적이 없어 일자리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자 이 주교는 “필요한 서류를 잘 갖출 수 있도록 어떻게든 돕겠다”고 말했다.

“주교님께서 저희 집을 방문한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네요.”

묵주기도를 하다가 버선발로 뛰어 나온 황정순(베로니카, 88) 할머니는 주교에게 와락 안겼다. 이어 “올해 몇 학년 몇 반이시냐”는 물음에 황 할머니가 “8학년 8반”이라고 답하자 이 주교는 “그런데 이렇게 ‘팔팔’하시냐”며 기분 좋은 농담을 던져 작은 집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황 할머니는 “전에도 주교님을 가까이서 뵌 적이 있다”면서 함께 찍힌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이며 남다른 인연을 전했다. 황 할머니는 “어떤 좋은 물건보다 이곳을 찾는 분들이 제겐 가장 큰 선물”이라며 웃음 지었다.

박외순(클라라, 81) 할머니는 얼마 전 넘어져 크게 다친 사연을 이야기했다. 이 주교는 할머니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할머니가 드나드는 경로당 스케줄까지 자세히 물었다. 이 주교는 또 허리 디스크와 통증으로 아픔을 호소하는 이점순(마리아, 66)씨에게 안수 기도를 해주고, 가출한 아들 때문에 한동안 마음고생 하며 지낸 원양두(개신교, 45)씨 이야기도 한참 들어주며 기도해줬다.

이 주교의 이날 방문은 가정 방문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는 ‘교구 가정방문실’ 주관으로 이뤄졌다. 1992년 설립된 가정방문실은 현재 어려운 가정 72가구에 꾸준히 후원금과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이 주교의 이 같은 행보는 20여 년째 이맘때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방문에는 교구 사회사목국장 남종기 신부와 가정방문실 원장 이영일(거룩한 말씀의 수녀회) 수녀가 함께했다. 이 주교는 각 가정에 성금과 물품, 먹기 좋게 담은 김장김치 등을 선물했다. 일일이 안수와 기도로 그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주교는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그들에겐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곧 희망이 된다”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교회 밖으로 나가라’고 하신 말씀처럼 가장 가까운 가정부터 찾고, 이야기 들어주며 주님 사랑을 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12-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7

필리 4장 5절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