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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하는 지구를 살리는 데 함께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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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환경 문제 다룬 첫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 발표


 
 

생태계의 수호성인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1180? ~1226)는 ‘태양의 찬가’에서 “저의 주님 당신은 찬미를 받으소서. 누님이며 어머니인 대지로부터 찬미를 받으소서.…” 하고 노래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자신의 교황 명으로 선택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800년 전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찬미를 받으소서’ 하고 노래한 바로 그 제목으로 자신의 새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Laudato Si’)를 발표했다.

주님께 찬미를 드리는 마음은 같았지만 내용은 판이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찬미를 받으소서’ 하고 노래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자연과 그 안에 살아가는 인간을 포함한 만물이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하면서 땅과 지구를 살리는 데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 기사 2~3면

교황은 지구를 ‘더불어 사는 공동의 집’이라고 표현하면서 ‘공동의 집’을 가꾸고 돌보는 임무와 책임이 개인과 가족 지역 공동체와 국가 국제 공동체 모두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피조물이 서로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살고 있기에 지구 환경과 생태 문제는 어느 한 개인 어느 한 공동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 교황은 ‘온전한 생태학’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온전한 생태학은 인간이 모든 피조물을 돌볼 책임 있는 위치에 있음을 일깨우며 자연과 맺고 있는 관계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 교황은 “자연을 우리 자신과 별개의 존재로 인식하거나 우리가 살아가는 배경으로만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구 환경과 생태계를 가꾸고 돌보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새로운 생활 습관을 추구하는 ‘생태적 회심’의 삶이다.

교황은 물을 아껴쓰고 쓰레기를 줄이며 전기를 절약하는 작은 실천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이러한 개인의 작은 행동들이 사회의 큰 변화를 가져온다고 강조하며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품을 사용하기를 요청했다.

교황은 회칙에서 “많은 환경 오염 문제가 재빨리 쓰고 버리는 소비의 문화와 관련돼 있다”면서 “예를 들면 우리가 쓰는 종이 대부분이 재활용되지 않고 그냥 버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피조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의 순환 구조를 설명하며 산업사회가 일방적으로 쓰고 버리는 문화에서 벗어나 생태계의 순환구조를 적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또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에 대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노력하기를 주문했다. 화석 연료를 재생 가능한 연료로 대체하고 건물을 지을 땐 반드시 에너지 효율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각 나라가 에너지와 천연자원을 적게 소비하는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밖에도 교황은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고 미생물 분해가 가능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세제를 사용하며 농사 편의를 위해 뿌리는 농약과 살충제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 주기를 요청했다. 나무를 심고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난방 대신 옷을 한 겹 더 입으라는 생활 속 실천 사항들도 제시했다.

교황은 “(작은 노력들이) 당장 세상을 변화시키고 고치지는 못하더라도 이처럼 아름답고 선한 의지가 담긴 실천은 지구에서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황은 환경 문제가 사회 문제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현대 사회는 환경적 위기와 사회적 위기라는 두 가지 문제에 봉착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며 환경적인 하나의 복합된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이다. 그렇기에 환경 문제 해결은 사회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고 사회 문제 해법은 환경 문제 해법이 될 수 있다.

이에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 “사람들이 서로를 믿고 도우며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려면 공동선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다양한 기술은 사람을 돕고 인간 존엄성을 높이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치인들에겐 비용이 드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기를 당부했고 시민들에겐 정치인들이 올바른 입법을 하도록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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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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