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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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423.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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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작은 본당의 주임 신부입니다. 첫 주임이어서 나름 열의를 갖고 사목을 하려는데 강론이 갈수록 힘이 듭니다. 강론하고 나면 교우분들이 ‘오늘 강론은 누구누구 들으라고 한 말’이라고 소문을 내서 난감하기만 합니다. 무슨 말을 하면 본당 신부가 어떤 사람들은 미워하고 어떤 사람들만 편애한다며 근거 없는 소문을 퍼트려서 도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답 : 강론을 그런 식으로 받아들인다면 누구라도 힘이 들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작은 본당일수록 그리고 유동 인구가 적은 곳일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소위 이웃집의 숟가락과 젓가락 숫자까지 다 아는 그런 곳일수록 본당 신부가 하는 말에 아주 민감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민감한 것인가?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않아서 그런 것입니다. 건강한 아이들은 부모에게 독립을 하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독립 의지는 더 강해져서 차차 어른으로 자리를 잡아갑니다. 이것을 우리는 성숙해간다고 말하지요. 심리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은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라도 받아들이고 설령 나와 반대되는 의견이라도 개의치 않습니다. 물론 본당 신부의 강론 역시 누구를 지적해서 하는 말이라는 식의 생각은 아예 하지 않습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마치 음식 맛을 보는 사람들과 같습니다. 편식하지 않고 여러 가지 맛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처럼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합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병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극도로 예민해서 내용을 음미하기보다 ‘저 말이 누구를 지칭한 것인가’를 생각하다가 지칩니다.

어떤 본당 신부님이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해준 것이 있습니다. 처음 간 본당에서 식사 초대를 받았는데 신자분들이 각자 음식을 준비해왔답니다. 본당 신부는 떡 벌어지게 차려진 음식상을 보고 너무나 기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담아서 맛있게 먹는데, 웬일인지 신자분들이 같이 식사하지 않고 자기가 먹는 것만 바라보는데 표정들이 야릇하더랍니다. 왜 그러지? 의아한 기분이 들었지만 개의치 않고 배부르게 식사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묘한 소문이 나더랍니다. 새로 온 본당 신부가 누구 음식은 싫어하고 누구 음식만 먹더라 하는 소문이 난 것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신자들이 자기가 가져온 접시 아랫면에 이름을 적어놓고 본당 신부가 누구 것을 먹는지 관찰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그 본당 신부는 절대로 식사 초대에 응하지 않았고, 신자들도 굳이 초대를 하지 않더랍니다.

이런 비슷한 현상이 있으면 사목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왜 그런 일이 생길까요? 이런 때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아무리 문제를 이야기해도 고치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마음이 굳어졌기 때문에 고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문제를 이야기하면 또 비슷한 반응이 나올 것입니다. 이런 때에는 그런 사람들을 상처가 심한 아이처럼 대해줘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가까이하면 또 다른 말들이 나오니 적당한 거리를 두고 돌봐줘야 합니다. 때로는 그런 사람 중에서 신부님의 마음을 흔들려는 사람도 나올 것입니다. 비난하거나 혹은 말도 안 되는 소문을 퍼뜨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가만히 기도하고 조용한 태도를 유지하면 맥이 풀려서 그런 공격적인 행동을 덜 할 것입니다.

그런데 간혹 아주 집요하게 본당 신부를 공격하고 비난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본인이 가진 오래된 병적인 콤플렉스에 의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니, 좀 더 멀리 거리를 두고 안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조언을 하면 가끔 착한 신부님들이 주님께서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선 목자처럼 살라고 하시지 않으셨느냐고 반문하시는데, 그 경우는 어미 양을 잃고 길을 헤매는 어린양의 경우이고, 본당의 경우는 성격 장애를 지닌 이들의 경우이니 대응 방법이 같아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신자라고 하더라도 성격 장애를 앓는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밥 먹듯이 하니 거리를 두고 조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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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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