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포항 덕수본당(주임 정영훈 신부)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얼어붙은 신자들의 일상에 ‘말씀’과 ‘나눔’으로 희망의 기운을 전하고 있다.

덕수본당 주임 정영훈 신부는 성당에 오지 못하는 본당 신자들을 위해 매일 ‘말씀도시락’을 전하고 있다. 대구대교구의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 중단’이 발표된 다음 날인 2월 19일부터 전달되고 있는 말씀도시락은 매일 묵상할 말씀 구절과 묵상거리 등을 적은 A4 1장 분량의 편지다. 본당 신자들이 영적 허기를 채울 수 있도록 ▲성경 한 장 읽고 마음에 와닿은 한 절 쓰기 ▲묵상의 핵심 ▲오늘의 독서와 복음 핵심 한 구절 ▲그에 맞는 깨달음으로 구성돼 있다. 또 마지막에는 공지사항을 적어 본당의 흐름을 신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애쓰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 동참도 당부하고 있다.

덕수본당은 신자들의 영적 갈증을 풀어줄 뿐 아니라 지역의 어려움을 나누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본당은 신자들에게 매주 ‘희망퀴즈’를 내고, 당첨자 20~30명을 선정해 선물로 상품권을 나눠주고 있다. 이 상품권은 교우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쓸 수 있다. 전염병으로 손님들이 발길이 끊겨 생계가 어려워진 교우들을 돕고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방안인 것이다.

이 같은 나눔은 부활 때까지 이어진다. 본당은 주님 부활 대축일에 신자들에게 비신자 가게들의 이용권을 선물, 보다 폭넓게 지역민의 어려움을 나눌 계획이다. 아울러 본당은 ‘마르지 않는 옹달샘’을 성당 한 곳에 마련했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했거나 필요한 이들을 위해 누구든지 마스크를 갖다 놓을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본당 주임 정영훈 신부는 “신자들이 부득이하게 미사 참례를 못하고 있지만, 꾸준히 기도하며 말씀을 붙들고 살면 좋겠다”라며 “이 시간이 ‘안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되어,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