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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모든 권리 지닌 동등한 주체…편견 버리고 인식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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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장애인들은 노동의 권리를 온전하게 누리고 있을까?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법정 기념일로 정한 날이다. 장애인의 날 제정 이유인 장애인 재활 의욕 향상에는 장애인의 일할 권리가 당연히 포함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장애인들은 고용과 근로 조건에서 비장애인에 비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 중요한 원인은 장애인 노동권을 고유한 권리가 아닌 시혜적인 성격으로 보는 국민 인식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 노동권은 법적, 제도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우선, 가톨릭교회는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 장애인들을 돌보고 지원해야 하는 신자들의 의무를 언급하면서도 “취업과 직업은 남자와 여자, 심신이 건강한 사람과 장애인, 원주민과 이주민에게 모두 한결같이 부당한 차별 없이 허용되어야 한다”(제2433항)고 언급한다. 장애인들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지원 대상이 아니라 차별 없이 일할 동등한 노동의 주체임을 명시한 것이다. 「간추린 사회교리」 역시 “장애인들도 모든 권리를 가진 주체이기 때문에, 그들은 자기 능력에 따라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한다.(148항)


국가 법체계에 의해서도 장애인들의 노동권은 보장되고 있다. 헌법 제34조 5항은 “신체장애자 및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선언하면서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입법 의무를 국가에 지우고 있다. 헌법 제34조를 근거로 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대표적 법률이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법률 제1만8754호, 이하 장애인고용법)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법률 제1만8334호, 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다.


장애인고용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두고 있고, 민간 기업에도 같은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국가 및 지자체의 장애인 고용 의무는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2024년 이후에는 전체 정원의 1000분의 38(3.8) 이상을 고용해야 한다.(제27조) 민간 기업의 경우 상시 5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근로자 총수의 100분의 5(5) 범위에서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신체적, 정신적, 기능적 손상을 이유로 장애인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포괄적 규정(제2조, 제6조)과 함께 차별행위의 종류(제4조)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면서 장애인 차별을 막아야 하는 국가 및 지자체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제8조) 또한 장애인은 근로를 제공함에 있어 정당한 편의와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지니고(제11조, 제20조), 장애여성은 근로 제공에 있어서는 물론, 임신과 출산, 육아에 있어 보다 두터운 권리 보호를 받도록 별도 규정을 마련해 놓았다.(제33조)


아울러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들이 노동권을 부당하게 침해받았을 경우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과 절차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제4장 장애인차별시정기구 및 권리구제 등) 그러나 장애인 노동자 중 상당수가 특수한 업무를 이유로 최저임금제 적용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장애인 시민단체들은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국회에서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산하 한국가톨릭장애인사도직협의회 정중규(베네딕토) 연구위원장은 “장애인들이 일할 권리는 시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법적, 제도적 권리로서 존중돼야 한다”며 “장애인들이 주로 육체노동에만 종사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들의 역량 발휘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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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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