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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아버지께서 친히 눈물을 닦아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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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울지 마라"(루카 7,13)고 말씀하신다. 예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고통과 실의에 빠진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가 필요하다. 지난 19일 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명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부활 성야 예식에서 부활초가 입장하고 있다. 주님의 빛으로 어둠의 고통을 물리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이힘 기자 lensman@pbc.co.kr

  그리스도 부활의 축제를 지내는 이 시기에 한반도 진도 앞바다에서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이들의 유가족들이 터뜨리는 울음소리입니다.

 누가 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겠습니까. 누가 이들의 아픔을 위로해 줄 수 있겠습니까.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하는`(마태 2,18)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찬 바닷물 속에서 두려움에 떨면서 고통 속에 숨져가야 했던 희생자들은 또 어떻습니까.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 제대로 못하고 이승을 떠나야 했던 저 꽃다운 영혼들은 누가 위로해 줄 수 있을 것입니까.

 우리는 압니다. 온갖 위로의 근원이신 하느님만이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아픔을 위로해 주실 수 있다는 것을. 그러기에 우리 믿는 이들에게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기도하는 일입니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묵시 21,4)을 우리는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302명이라는 사망자ㆍ실종자와 그 유가족들을 위해서뿐 아니라 생사의 고비에서 살아남았지만 그 후유증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서도 우리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피해자를 위해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친히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고 고통을 덜어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의 몫입니다.

 성주간 수요일 아침에 발생한 이 엄청난 참사는 부활 축제를 지내는 우리에게 또한 부활 신앙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통절히 성찰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무죄한 이들의 죽음 앞에서 하느님에 대해,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고 김수환 추기경은 대구 지하철 참사 때 유가족들에게 같은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들이 지하철 안에서 숨도 제대로 못쉬면서 죽어가고 있을 때 하느님께서 그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이 친히 그들과 함께 죽어가고 계셨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입니다.

 이제 죽음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친히 그들을 다시 살리실 것입니다. 그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믿습니다. 그것이 부활 신앙입니다.

 부활하시어 우리 가운데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작은 그리스도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눈물을 닦아 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일은 기도하면서 그들과 하나가 되는 일입니다. 몸은 함께하지 못해도 마음으로나마 함께하며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나누는 일입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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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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