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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살리기에 국제 정치력 발휘해야

[특별기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해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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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회의장 앞에 만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OSV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대신 전하고 있다. OSV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는 인류의 산업화 활동에 따른 기후 변화가 인간·사회·지구에 위험을 불러왔고, 이미 그 일부 충격은 인간의 기술적 개입으로는 되돌릴 수 있는 수준을 넘었으며, 이제 ‘섬세한 균형(생태)’의 붕괴 지점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우려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수십 년 인류의 위기 대응은 적절하지 못했으며, 심지어 그 위험을 왜곡·낙관하거나 무시하려는 추세마저 보인다고 진단한다.(1장) 그 바탕에는 기술지배 패러다임(technocratic paradigm)과 능력지배(meritocracy) 사회와 경제적 이익의 고집스러운 결합이 있기에(2장), 권고는 문화·사회·정치 영역에 있어, 그리고 개인으로서의 시민과 그리스도인의 사고(思考)·행동 양식에 근본적인 재고(再考)와 재형성(再形成)의 길, 곧 윤리의 회복과 생태적 전환의 길을 촉구한다.



I(정치). 실효적인 다국적 공동정책 마련과 지구적 맥락의 민주화

오늘날 기후 위기 같은 지구 차원의 재난들을 불러온 인간 활동과 그 토대를 형성하는 기술ㆍ능력지배 패러다임은 궁극적으로 ‘공동의 집’을 허물어뜨려 그 가족 성원들, 특히 약한 사람과 공동체와 생명체를 고통과 죽음으로 내몰기에 철저하게 비윤리적이다. ‘사악한 논리’를 극복하고 더 인간적이고 생태적인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하고도 실효적이며 그 본령에 충실한 정치력의 발휘가 필수적이다.

권고는 이와 관련해 기후 위기 현안에 대처하고자 190개 이상 국가 대표들이 만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총회) 같은 ‘다국적 공동정책’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함을 주장한다. 수십 년간 총회는 ①온실가스 배출과 지구온난화(온도 상승) 억제 ②청정 에너지원으로의 완전한 전환 ③저발전 국가들의 피해와 손실에 대한 정당한 보상 및 지원 ④각국의 책임 이행의 실효적 수단과 미이행 시 제재 조항 마련 ⑤구체적 감시 절차와 객관적 양적(量的) 평가 수단 마련 따위의 핵심 목표들을 결의하고 실행해 분야마다 일부 결실을 낳기도 했지만, 여전히 변화무쌍한 정치적 조건이나 특정 소수 국가의 이해관계 집착으로 유의미한 효력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권고는 오늘날의 국제 정치와 다국적 공동정책은 그 취약함을 안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쇄신(재형성)을 촉구한다. 제3의 모델을 제시하진 않지만, 몇 가지 지침을 밝힌다. 첫째 지구 차원의 시급한 현안에 대응하려면 그에 적합한 의사결정과 구속력 있는 법률제정의 새 절차를 개발해야 한다. 둘째 새로운 절차에는 대화와 협의, 중재와 분쟁 해소, 감시·지시·명령·제재의 감독 같은 자리들이 필수적이어야 한다.

셋째 다양한 정세가 표출되고 포함되려면,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지구적 맥락의 민주화(democratization)가 이뤄져야 한다. 모든 나라를 돌보지 않으면서 더 강한 일부 국가의 권리들을 보전(保全)하려는 국제적 기구들을 지탱하는 것은 더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넷째 모든 국가는 단기의 이해관계보다 공동선과 그들 나라 어린이들의 미래를 숙고해 구체적 전략을 수립, 이행해야 한다. 다섯째 강대국들은 역량 발휘가 절실하고 시급함에도 행동하지 않는 무능함과 무책임을 유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 정치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치 활동의 고상함을 드러내야 한다.

권고는 국제 정치가 그 신뢰를 회복하고, 정치가 그 고상함을 드러내도록 하기 위해선 사회 ‘내부에서’, 그리고 ‘아래에서’ 분출하는 기세(氣勢)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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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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