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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평화-커버스토리] 성당 혼인, 일반 결혼식과 무엇이 다를까

신자 비신자 연인의 ''성당 결혼''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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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 비신자 연인의 `성당 결혼` 알아보기

▲ 이힘 기자 lensmans@



우리 ‘성당 결혼’ 어떨까
 

 

“성당 결혼 어떻게 생각해?”(기자)
 

“깊이 생각 안 해봤는데…. 성당 결혼은 분위기가 무겁지 않아?”(여자친구)
 

서른셋의 기자와 스물아홉의 여자친구는 4년째 연애 중이다. 우리 둘은 어느새
사회에서 말하는 ‘혼기 꽉 찬’ 나이에 이르렀다. 하지만 평소 혼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나눈 적은 별로 없다. 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신자가 아닌 여자친구는
“성당 결혼이 일반 결혼식하고 뭐가 다른데”라고 물었다. 글쎄…. 그게 뭔지 나도
똑 부러지게 답하기 어려웠다.


높은 취업 문턱, 폭등하는 집값 탓에 많은 청년이 비혼(非婚)을 선언하는
게 자연스럽다.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낫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도 난 결혼 생각이 있고, 혼인성사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 여자친구에게
제안했다. “그럼 같이 성당 결혼에 대해 알아볼래?”


여자친구와 함께 취재 겸 사흘에 걸쳐 △성당 방문 △혼인교리 수강 △혼인
미사 참여 해보기로 계획을 짜고 성당 문을 두드렸다. 혼인 장소론 어느 성당이 좋을까.
서울에서 혼배성당으로 인기 있다는 성당 몇 군데를 직접 가 봤다. 역삼동성당은
크고 웅장했다. 방배동성당은 교통이 편리했고 주차장이 넓었다. 최근 비와 김태희
결혼으로 유명세를 탄 가회동성당도 들렀다. 잘 꾸며진 신부 대기실과 한옥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한남동성당은 혼인 비용 마련이 어려운 연인을 위해 상담을
거쳐 무료 혼인성사를 해준다고 했다.


방문한 성당 사무실에선 한결같이 예식 비용과 절차를 먼저 알려줬다. 비용은
70만 원에서 250만 원에 이르기까지 폭이 넓었다. 예물과 예단, 혼수까지 챙겨야
하는 우리 사회 예식 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한 젊은 연인들에게 사실 결혼 비용은
현실적으로 가장 큰 고민이다.


다음날엔 혼인교리 강좌를 들었다. 신부님께서 “혼인은 하느님의 부르심이자
선물이며, 작은 교회인 성가정을 이루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자리한 60여
쌍의 예비 신랑ㆍ신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부르심, 선물, 작은 교회, 성가정….
결코 가벼운 말들이 아니었지만, 막상 잘 와 닿지가 않았다. 신부님께서 해 주신
말씀에 담긴 무게를 느끼는 이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 궁금해졌다.


 

경건함과 거룩함 있는 혼인성사


“주님께서는 두 분이 교회 앞에서 고백한 이 합의를 당신 은혜로 확고하게
하시고, 두 분에게 복을 내리실 것입니다.”


마지막 코스다. 실제 혼인성사가 이뤄지는 성당에 갔다. 사제는 강복을 주고,
신랑ㆍ신부는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겠노라”고 맹세하며 반지를 교환했다. 괜스레
설렌다. 난생처음 혼인성사를 지켜본 여자친구는 “혼인이 하느님과의 계약이자 부르심이란
것을 처음 알았다”며 “경건함과 거룩함 속에 신랑ㆍ신부가 축복받는 모습이 좋다”고
했다. “성당에서 결혼하면 절대 이혼하지 않을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곁들였다.
 

 

‘성사’ 제대로 준비해야
 

진지하게 혼인성사를 생각해보니 마음이 복잡하다. 실제로 양쪽 집안에서 혼사
이야기가 오가고, 혼인 준비가 현실이 됐을 때 여자친구와 난 ‘성사’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사랑의 기쁨」에서 하신 말씀이 왠지 힘이
된다.
 

“남들과 다를 수 있는 용기를 지니기 바랍니다. 소비주의와 허례허식의 사회에
휩쓸리지 마십시오. 중요한 것은 은총으로 강화되고 거룩하게 되어 여러분을 결합시켜
주는 사랑입니다.”

 

글=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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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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