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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들 ‘친구’돼 준 변호사, 하느님 보시기에 좋다

평신도주일에 만난 사람 - 법률·인권 전문 상담가 조영관(도미니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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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민을 위한 법률ㆍ인권 전문가로 일하는 조영관 변호사는 “이주민과 친구가 되는 문화가 더욱 정착되길 바란다”고 했다.



2002년 대학생 시절, 그는 서울 명동대성당 앞에서 농성 중인 이주노동자들을 마주했다. 비자가 만료된 이주노동자들에게 정부가 ‘불법 체류’란 딱지를 붙여 마구잡이로 ‘강제 추방’하기 급급한 때였다. 이주노동자 투신 사건까지 연이어 발생했다. ‘이건 아닌데….’ 이 일은 외교관을 꿈꿨던 젊은 청년이 꿈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청년은 변호사가 됐다. 이주민들의 아픔을 잘 기억하고, 훗날 그들을 대변하는 법조인이 됐다. 이주민 법률ㆍ인권 전문 상담가 조영관(도미니코, 35) 변호사 얘기다. “눈앞의 이주민 한두 명을 돕는 것도 좋지만, 법ㆍ제도적으로 돕는 것이 더 많은 이를 위할 수 있겠다고 여겼습니다.”

그는 법무법인 덕수 소속 변호사다. 물론 일반 법적 분쟁과 소송 사건도 다룬다. 그럼에도 그의 상담 1순위는 ‘이주민’이다. 그는 “피부색과 언어는 다르지만, 대부분 한국이 좋아서 온 ‘친구들’이지 않느냐”며 “법제도가 많이 개선됐지만,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은 여전히 많다”고 했다.



이주민 지원센터 ‘친구’

그가 이주민을 만나는 곳은 변호사 사무실이 아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이주민 지원센터 ‘친구’다. 2011년 뜻을 같이한 동료 변호사들과 함께 마련한 비영리단체인 ‘친구’는 이주민이 어느 때고 찾아와 쉴 수 있는 쉼터이자 카페요 상담센터다. 사무국장인 조 변호사를 비롯해 변호사와 활동가 등 5명이 꾸려가고 있다.

20평 남짓한 ‘친구’는 복합 교육ㆍ문화공간이기도 하다. 때마다 이주민을 위한 한글 교육과 문화 강좌가 열린다. 하루 평균 10여 명의 이주민이 상담을 받는다. 주말에는 이주민 가정 어린아이들이 와서 그림을 그리고, 놀다 간다. 지금껏 ‘친구’가 해결해준 법적 문제만 1000여 건. 임금체불ㆍ산업재해 등 각종 사건을 척척 승소해내도 이주민에게 소송 비용을 받지 않는다. 자유롭게 내키는 만큼 후원해달라고 할 뿐이다. 자신처럼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을 위해 써달라”며 200만 원을 선뜻 내놓고 간 이주민도 있었다. ‘친구’는 후원회원 250여 명의 도움으로 운영 중이다.

“공장에서 허리를 심하게 다친 분을 위해 산업재해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고, 1500만 원에 이르는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했죠. 임금을 체불한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 설득도 많이 했고요. 법적 해결이 어려워 출국당하는 분들 뒷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죠.”

조 변호사는 “문제 해결 뒤 삶의 희망을 새로 얻고 밝아진 이주민들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로스쿨 학생 때부터 해오던 라파엘 클리닉에서의 법률 상담도 계속해오고 있다. 지난 6월 대한변호사협회가 수여하는 우수변호사상도 받았다. 교회 안팎에서 ‘인권 변호인’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그의 바람은 ‘친구 2호점’ 개소. 이주민을 위한 활동가도 더 뽑고 싶다고 했다.



이웃으로 여기는 마음이 필요

“이 땅에서 대부분 이주민은 ‘사회적 약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계심보다 이웃으로 여기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신 예수님, 이주민과 난민을 환대할 것을 요청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 따라 변호사로서 늘 이주민의 ‘친구’가 돼줄 겁니다.”

후원 및 상담 문의 : 02-6406-7179, www.chingune.or.kr, 이주민 지원센터 친구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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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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