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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피해자 이분법 넘어서 역사 화해의 기억 만들어내자

‘동아시아 기억의 연대와 평화’ 국제 학술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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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단절의 벽을 넘기 위해선 서로 직접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입니다. 그 전제로 ‘상대를 알고 이해하고 싶다’,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마츠우라 고로 주교)



단절의 벽 넘는 것은 교회 사명

일본 나고야교구장 마츠우라 고로 주교는 10월 31일 서강대에서 열린 ‘동아시아 기억의 연대와 평화- 한일 가톨릭 교회의 화해와 협력’ 국제 학술심포지엄에서 올해 8월 ‘한일 청년 교류 모임’ 차 일본 청년들과 한국을 방문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고로 주교와 일본 청년들은 사전 준비로 조선과 일본 역사도 공부했다고 했다. 또 한국 청년들과 탑골공원, 독립기념관 등을 방문하며 금세 친구가 된 체험을 전했다.

고로 주교는 “주변에서 ‘이런 때에 한국에 간다고?’라며 우려 섞인 말로 물으면, ‘이런 때이기 때문에 한국에 간다’고 답했다”고 했다. 고로 주교는 “단절의 벽을 넘는 것이야말로 가톨릭교회의 사명”이라며 “양국이 한 사람 한 사람 세심히 살피며 짓밟힌 아픔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해 나갈 수 있다”면서 교회 구성원이 행할 수 있는 평화와 화해의 발걸음을 강조했다.



주교교류모임은 ‘희망의 씨앗’

1996년부터 25년째 이어지고 있는 한일 주교교류 모임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이어졌다. 일본 교회사를 전공한 미요시 치하루(일본 원조수도회) 수녀는 “역사 문제를 넘어 다양한 현안을 논의해온 한일 주교단 간의 굳건한 관계는 어두운 한일 관계 속 희망의 씨앗과 같다”며 “교구 간 자매결연, 동아시아 화해 평화 네트워크 등 작은 일이라도 나누는 다양한 형태의 교류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균(수원교구 호계동본당 주임) 신부는 “두 교회 주교단이 밟아온 연대의 길은 시민사회 차원의 동아시아 평화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형제애에 기초한 시민 간 평화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폴란드 주교단의 전복적 상상력

한일 양국은 어떤 방식으로 화해와 협력, 평화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을까. 임지현(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소장은 첫째 날인 10월 30일 발표를 통해 1965년 폴란드 주교단이 독일 주교단에 먼저 화해의 편지를 썼던 사건을 언급했다. 임 소장은 “폴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가장 큰 희생자였음에도 ‘우리도 용서하니 그대들도 우리를 용서하라’는 말로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그리스도교 용서의 윤리를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양국을 위한 역사적 화해를 시도했다”며 “가해자는 고통이 없고, 피해자는 죄가 없다는 ‘강압적 이분법’에서 벗어나 당시 폴란드 주교단이 보여준 전복적 상상력을 21세기에 작동시킨다면, 민족주의 인식에서 벗어나 ‘슬픔의 보편성’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훈(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신부는 “국가도 정치적 화해를 수행하지만, 가톨릭교회는 고유의 전례를 통해 과거를 기억하고, 화해의 과정을 이뤄간다”면서 “교회가 지닌 보편적 요소와 전례를 매개로 희생자 중심의 회복과 친화를 이룩해야 한다”고 했다.

미츠노부 이치로(일본 가톨릭정의와평화협의회 총무) 신부는 “일본 사회 우경화와 역사 수정주의 풍조가 강해짐에 따라 일본교회의 역사 문제 관여에 무관심하거나 저항감마저 느끼는 신자가 상당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분쟁이 화해로 나아가기 위해선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고, 상처를 치유해 새 출발을 이뤄야 한다”며 “일본교회는 작지만, 양국 평화를 모색하기 위한 시민사회 전문가, 학자, 신자들과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본 사목 방문이 동북아 평화를 향한 큰 힘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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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1-0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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