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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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아는 만큼 보인다] 62. 심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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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동으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났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나라에선 ‘제비’라는 것도 판을 쳤다고 합니다. 남편들이 사막에서 땀을 흘려 보내주는 돈을 외로움을 이기지 못한 아내들이 그 제비들에게 빼앗겼던 것입니다. 남편들이 몇 년간의 공사가 끝나고 김포공항으로 들어올 때 공항에 기쁘게 마중 나가는 아내들도 있었고 목을 매거나 도망을 치는 아내들도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어떤 아내들은 남편이 멀리 있어도 같이 있는 것처럼 살았기 때문이고, 어떤 아내들은 남편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마치 없는 것처럼 살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지금과 우리 마지막 때에도 분명히 우리 각자에게 일어나게 되어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세 번 오신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2000년 전에 세상에 오셨던 것이고, 두 번째는 성체, 성혈을 통해 교회와 하나가 되기 위해 오시는 것이며, 세 번째는 마지막 날 심판하러 오십니다. 이 세 번 외에 그리스도께서 다른 모습으로 오시지는 않습니다. 이것을 믿음으로써 우리는 마치 자신들이 재림예수인 양 사기를 치는 종교집단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675~676항 참조) 또한, 장차 오실 분을 지금 오신 것처럼 믿으며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 마지막 오심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지금 구세주의 교회 안에 오심은 이미 마지막 때 그리스도의 오심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셔서 아버지 오른편에 앉아계시지만 동시에 “당신의 몸인 교회의 머리”로서 “지상 교회 안에 머무르십니다.”(669항) 그래서 “우리는 이미 ‘마지막 때’(1요한 2,18)에 살고 있다”(670항)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머리로는 예수님께서 어떻게 하늘에 계시면서 동시에 교회 안에 계신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어떻게 한 분이신 예수님께서 수많은 성체 안에 온전히 계실 수 있는지도 신비입니다. 이 신비는 다만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으시고 무한하신 분이시라는 특성을 받아들이는 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이때 우리는 ‘믿음의 시험’을 받습니다. 지금은 “증거의 때”(672항)입니다. 그리스도를 우리 눈으로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인다면 믿고 살아갈 텐데 보이지 않으니 믿음으로 그분께서 함께 계심을 증거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성령의 힘으로 끝까지 그리스도를 증거 해야 마지막 재림 때 그분을 고개를 들고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마지막 때가 가까워질수록 이 믿음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이는 교회가 역사적으로 승리한다기보다는 악이 마지막 발악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677항). 이 힘겨운 싸움에서 끝까지 견딘 이들은 구원을 받고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긴 고의적 불신은 단죄받을 것입니다.”(678항)

그리스도의 재림이 언제인지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기를 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그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권한으로 정하셨으니 너희가 알 바 아니다”(사도 1,7)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더라도 성경은 마지막 심판 때는 “‘온 이스라엘’이 예수님을 인정”하게 된다고 말합니다.(674항 참조) 교리서는 “그들이(유다인들이) 배척을 받아 세상이 화해를 얻었다면, 그들이 받아들여질 때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죽음에서 살아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로마 11,15)라고 말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스라엘의 회개를 종말의 표징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 때엔 크나큰 재난들이 이어지겠고 하늘의 표징도 있겠으나, 우리는 이스라엘이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게 되는지도 신중하게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재림과 심판이 “언제라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673항)이라고 믿어야 깨어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승천 이후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 재림이 항상 임박했다는 믿음으로 살았습니다. 당장 오늘이라도 주님께서 오신다고 믿고 살아야 심판 때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 그리스도의 현존을 느낄 수 없다면 마지막 그분이 오실 때는 그분을 볼 면목이 없어 피하고만 싶어질 것입니다. 오늘이 바로 나의 개인적 마지막 종말의 날이라고 여기고 살아가는 것이, 실제로 오는 심판의 날을 대비하는 가장 깨어있는 삶입니다.




전삼용 신부 (수원교구 영성관 관장·수원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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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3-1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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