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는 신축년 새해에는 신앙의 증인으로 살아갈 것을 촉구하며, 팬데믹으로 고통받는 이웃에게 사랑의 손을 내밀어 달라고 호소했다.

염 추기경은 가톨릭평화신문과의 신년 대담에서 “고문과 죽음의 위협에도 굳건히 신앙을 고백하시는 김대건 신부님의 마음과 태도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것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의 순교자 김대건과 땀의 증거자 최양업’ 두 분 신부님의 삶을 본받아, ‘복음화되어 복음화하는 여정’을 걸어가는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염 추기경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진 것 없는 이들이 더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점을 우려하며,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것”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동 옛 계성여고 자리에 곧 개소하는 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 관심을 부탁했다.

염 추기경은 코로나19로 교회의 많은 활동이 비대면으로 전환된 상황에 올바른 온라인 콘텐츠를 잘 활용하면 유용한 신앙생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성사는 어떤 방식으로도 대체될 수 없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염 추기경은 “사목자들은 작은 규모라도 충실히 미사를 봉헌하고, 성사를 거행해야 한다”며 “신자들도 일상 속에서 주님을 더 찾고 말씀과 기도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가 성 요셉 성인에게 의탁해 현재의 고통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선과 겸손으로 가정을 위해 봉사한 성 요셉을 생각하며 우리도 각자 자리에서 희생하고 신앙생활을 굳건히 하려 노력한다면 이 고통과 어려움의 시간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 밖에 염 추기경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촉구하고, 공동의 집 지구를 지키기 위한 환경 실천 및 생태교육 등을 언급했다. 또한, 낙태죄가 없어져도 신앙인은 낙태가 죄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