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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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기적] 사랑 담긴 애장품, 나눔의 기적 낳았다

''주교님 애장품을 우리 가정에'' 자선경매 누구에게 낙찰됐고, 어디에 전달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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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석 추기경이 내놓은 그림 `햇빛 쏟아지는 언덕에서`를 낙찰 받은 김순영(데레사)씨는 그림을 볼 때마다 큰 은총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진석 추기경 등 전국 주교 7명 애장품 기증
낙찰금 6525만원 모두 어려운 이웃 등에 전달
경매 형식 빌린 사랑 나눔 낙찰자 사연도 감동

  "영험하다고 할까요, 온 집안에 은총이 가득한 느낌입니다."

 지난 3월 나눔의 기적 제1호 정진석(전 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의 그림 `햇빛 쏟아지는 언덕에서`(김형주씨 작품)를 낙찰 받은 김순영(데레사, 서울 정릉동본당)씨는 "거실에 걸어놓은 그림을 볼 때마다 더 없는 평화를 맛본다"면서 활짝 웃었다.

집안에 은총 쏟아지는 느낌

 "정 추기경님이 애지중지하던 그림을 제가 갖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인지 모릅니다. 화가와 정 추기경님의 신앙심까지 함께 전해진 것 같습니다."

 그림 낙찰금 900만 원은 입양이 보류된 장애 영ㆍ유아 생활시설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디딤자리에 전달됐다. 김씨는 "전달식 때 함께한 천사 같은 아이들과 아이들을 돌보는 수녀님 얼굴이 떠오른다"며 어려운 이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평화신문에 고마움을 전했다. 또 "이번 낙찰이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들을 위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평화신문이 주관하는 `나눔의 기적`이 중반기에 접어들었다. 경제 위기와 사회 양극화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고자 지난 3월 사순시기를 맞아 시작한 나눔의 기적은 전국 주교들이 기증한 애장품을 릴레이식으로 경매에 부친 뒤 경매 수익금을 어려운 이들에게 전달하는 `자선 경매`.

 지금까지 나눔의 기적에 동참한 주교는 정진석 추기경(1호)을 비롯해 유흥식(대전교구장, 2호)ㆍ이기헌(의정부교구장, 3호) 주교, 김희중(광주대교구장, 4호) 대주교, 최기산(인천교구장, 5호)ㆍ안명옥(마산교구장, 6호)ㆍ김운회(춘천교구장, 7호) 주교 등 7명이다.

 이들이 내놓은 경매 물품은 △그림 3점(정진석 추기경, 유흥식ㆍ최기산 주교) △도자기 3점(김희중 대주교, 이기헌ㆍ안명옥 주교) △청동상 1점(김운회 주교). 갖가지 사연을 지닌 채 주인인 주교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작품들이다. 낙찰금은 모두 6525만 원으로, 1회당 932만 원꼴이다.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 선물

 낙찰금은 서울대교구 디딤자리와 춘천교구 노인복지시설 안나의 집ㆍ방지거 집, 인천교구 노동자두레 새빛새날, 의정부교구 중증장애인요양시설 해밀 등 5개 복지기관과 결혼이주여성 2명(춘천교구),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3가정(광주ㆍ마산교구)에 전달됐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특별히 내년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할 교구 청년 1명의 참가비로 지원키로 했다.

 어떤 이들이 낙찰을 받았을까. 크게 보면 물품을 내놓은 주교와 친분이 있었던 이와 그렇지 않은 이로 나뉜다. 감동의 사연도 많다. 김희중 대주교 강진청자를 낙찰 받은 김도연(세레나, 광주 비아동본당)씨는 대학 시절 김 대주교를 처음 만난 뒤 인연을 이어오다가 김 대주교가 김씨 혼인성사 때 주례를 선 것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어진 상태였다. 김씨는 6월 4일 전달식에서 "학창 시절, 김 대주교(당시 신부)님을 찾아뵈면 차비를 쥐여주셨는데 그 차비를 꼭 갚고 싶었다"고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김운회 주교의 예수 청동상을 낙찰 받은 김공남(요한 사도, 서울 방배동본당)ㆍ박선숙(데레사)씨 부부는 김 주교가 방배동본당 주임으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그동안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선행을 베풀어온 부부는 김 주교 물품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가 8월 8일 1100만 원에 낙찰을 받았다.

 이기헌 주교의 `김수환 추기경 친필 휘호 분청사기`는 최복녀(가타리나, 원주교구 청전동본당)씨 남편 정 아무개씨가 아내에게 선물하려고 입찰에 응해 낙찰 받은 경우다. 미신자인 정씨 역시 고생하는 이들을 보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다.

마감시간 임박해 입찰 경쟁  

 경매 마감 2분을 앞두고 최고가를 불러 낙찰 받은 이도 있다. 6월 20일 최기산 주교의 `착한 사마리아 사람` 그림을 낙찰 받은 김종원(요셉, 수원교구 분당성마리아본당)ㆍ백은숙(루치아)씨 부부다. 김씨는 "그림을 보자마자 꼭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종 낙찰은 이들 부부처럼 대체로 마감 한 시간여를 앞둔 오후 5시께부터 마감 시간인 6시 사이에 이뤄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경매가가 아무리 높아도 반드시 낙찰 받겠다는 의지를 가진 이가 많았다.

 경매를 통해 마련된 성금은 실의에 빠진 이웃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7월 13일 낙찰금 전달식에서 안명옥 주교에게 500만 원을 받은 한기조(귀도, 마산교구 안의선교본당)ㆍ채심례(클라라)씨는 자녀 6명을 키우며 14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귀농부부. 부부는 "양파즙 판매가 지지부진해 땅을 팔고 떠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었는데, 성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고 새로 출발할 수 있었다"면서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고마워했다.

 `나눔의 기적`을 처음 시작할 때 밝힌 것처럼 나눔의 기적은 경매 형식을 빌렸을 뿐, 본뜻은 가난한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데 있다. 나눔의 기적에 나온 물품을 여느 경매처럼 금전적 가치로만 환산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을 위한 따스한 사랑이 담긴 애장품이다.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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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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